[자랑스런 얼굴] <76> 徐玉祚씨(서옥조)...생선행상으로 뒷바라지
[자랑스런 얼굴] <76> 徐玉祚씨(서옥조)...생선행상으로 뒷바라지
  • 김재춘 기자
  • 승인 2020.10.11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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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린내 물씬한 손으로 秀才 길러

  20여년간 생선장수 아줌마로 3남매를 훌륭하게 키우는 자랑스런 어머니.

 군산시 신흥동 3통2반에 살고있는 徐玉祚씨(서옥조·48)가 바로 그 주인공.

 徐씨에게는 요즈음 즐거운 일이 하나 생겼다. 다름아닌 장남 朴근태군(19)이 이번에 ‘과학기술대학’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것. 그것도 아직 과학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데 1년을 건너 뛰어 ‘과기대’에 합격했기에 더욱 기쁘다.

 원래 어선으로 고기잡이를 하며 그럭저력 살만하던 살림이었는데 오래전에 갑자기 살림이 기울어 남편대신 생활전선에 뛰어든 억척주부이기도 하다.

 “그애는 어려서 부터 과학에 취미를 갖고 있었고 공부도 잘했지요. 또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었고요”라고 말하는 徐씨는 이번 아들의 ‘과기대’ 합격을 단순히 아들 똑똑한 탓으로만 돌려버리려 하는 겸손한 어머니이기도.

 그래도 徐씨는 하루도 장사를 거를 수가 없어 광주에서 과학고등학교에 다니던 아들 빨래 한 번 제대로 못해줬다면서 마냥 미안해 하기만 했다.

 햇볕에 그을리고 바닷바람을 쐬어 거칠어진 얼굴, 그 얼굴을 아들에게 보이면 고생스럽기만한 어머니 모습을 보여준ㄴ 것 같아 어금니를 깨물며 아들의 보고품도 달래왔다는 徐씨이다.

 “소망이요? 아들이 유학다녀와서 과학박사가돼 우리나라를 위해 좋은 일꾼이되어 주었으면 해요”라며 활짝 웃는 徐씨의 모습이 그렇게 자랑스러워 보일 수가 없다.

 자식들이 건겅하게 자라준데다 공부까지 잘해줘 고달픈 생선장사가 힘겨운줄 모르겠다는 장한 어머니. 徐씨는 오늘도 새벽 4시에 어김없이 일어나 차가운 새벽바람을 가르며 서부선창가를 향해 종종걸음을 친다.
      

 글·사진 이상윤
 옮긴이 김재춘
 1989년 3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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