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15> 익산 보석단지와 풍수
[풍수로 보는 전북 부흥의 길] <15> 익산 보석단지와 풍수
  • 김두규 우석대 교수(문화재청 문화재위원)
  • 승인 2022.03.1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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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고속도로 익산 IC 부근에 ‘익산보석박물관’이 있다. 또 익산 영등동에는 ‘익산보석공업단지’가 있다. 전북과 보석은 무슨 관계인가? 1975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익산에 ‘보석공업단지’를 지정하였다. 보석원석을 수입·가공 후 수출하자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그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벨기에 앙베르(Anvers)시는 작은 박스 하나에 다이아몬드를 넣어 1억 달러를 수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고무신·김·광물 등을 다 수출해도 1억 달러가 안 된다.”는 상공부의 보고를 받고서였다(강승기 한국다이아몬드 거래소 대표).

원래, 앙베르는 보석원석의 산지가 아니었다. 산지는 유럽이 아닌 아프리카·아시아·아메리카이다. 보석의 메카가 된 것은 사연이 있다. 1477년 당시 앙베르 시장의 보석 산업을 위한 특별법 제정 덕분이었다. 이후 지금까지 500년 넘게 앙베르는 보석가공·유통·수출의 중심지가 되었다. 부유한 상인들이 모여들어 세계에서 가장 부자 도시가 되었다.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익산을 ‘한국의 앙베르’로 만들고자 하였다. 그러나 4년 후인 1979년 그의 죽음과 후임 대통령들의 무관심 속에 동력을 잃었다. 이후 한국 보석가공의 85%는 다시 서울 종로 보석거리로 환원되었다. 당시 제3의 불순세력들이 보석 사업에 끼어들면서 위협을 느낀 보석업자들이 떠나게 된 것도 하나의 요인이었다.

대부분의 보석들은 땅속 깊은 곳에서 높은 압력과 열로 응축되어 탄생한다. 따라서 보석 저마다의 고유한 기(氣)를 갖는다. 그것들이 지표면으로 나와 빛에 쪼이면 내재된 강력한 힘들이 발산된다. 발산된 기는 그것을 패용하는 사람들에게 절대적 영향을 끼친다. 명예운·재물운·애정운·건강운·승진운은 어떤 보석을 패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예컨대 옥(玉)의 경우, “사람이 옥을 3년 패용하면, 옥은 그 사람 일생을 키워준다[人養玉三年 玉養人一生]”는 격언이 있을 정도이다. 고조선 때부터 우리 민족은 보석과 깊은 관계를 맺었다. 그러한 전통은 고려까지 이어진다.

해상국가인 고려는 아라비아(중동)와 교역을 하였다. 원나라 부마국이 되면서는 원나라 공주와 수행원들이 개성으로 오면서 많은 보석들이 유입되었고, 그 후손들에게 이어졌다. 사찰과 불상의 화려한 치장에 보석들이 활용되었다. 반면, 조선은 보석 산업을 철저하게 망쳐놓았다. 유교 국가이자 농경사회인 조선에서 보석은 ‘기생들이나 패용하는 것’으로 치부하였다. 또 명나라의 ‘조공 요구품 금·은[金銀貢]’을 피하고자 금·은 생산을 억제하였다. 그러한 금기시는 ‘보석은 사치품이며 밀수품’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우리 국민에게 심어주었다.

보석산업은 미래 성장산업이 될 수 있다. 무한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한국인의 보석 디자인·세공 솜씨는 세계적이다. 인도와 중국이라는 거대한 보석 시장의 배후지가 될 수 있다. 더이상 “농축산업의 전라북도!”를 고집해서는 안된다. 30년 넘게 지지부진하는 새만금 개발보다 익산보석단지 부흥을 더 빠르게 효과적으로 이룰 수 있다, 전라북도민이 마음만 먹으면!

‘익산보석단지’의 침체에 안타까워하는 유성엽 전 의원(3선, 정읍·고창)은 주장한다. “익산이 최근 문화도시로 선정된 만큼, 보석이 익산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문화관광콘텐츠가 되게 하여 짝퉁이 아닌 진품 보석의 메카로 만들어야 한다.”

보석시장의 양성화가 필요하다. 원석 수입·가공·수출업자들뿐만 아니라 보석구매자들에게 과감한 지원·면세·감세책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우선 한국의 보석 메카로 부활시킴이 급선무이다. 보석산업은 그 좋은 기운으로 익산과 전북을 ‘세계 속의 앙베르’로 만들 수 있다. 확실한 비보풍수이다.

 

글 = 김두규 우석대 교수(문화재청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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