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변에 늘어선 구릿빛 혼령들
이 강산 지켜준 전우들의 붉은 숨소리엔
아직도 피비린내가 짙다
유월이 쏟아지는 햇빛 아래
짙푸르게 파인 군화 발자국
눈감지 못한 혼령들이 강물로 출렁인다
그 때 화약 냄새 짙은 전선의 달밤,
하얗게 서러웠던 전우들의 신음 소리가
심장에 못질을 했다
눈알이 유난이 붉던 주적主賊들
시나브로 다 잊어버리고
주적과 우방을 한곳에 비비고 산다
충혼들이 잠들고 있는 하얀 소양강
밤마다 복장을 치고 있는 멍든 이 가슴,
차라리 징이나 되었으면...
전병윤 시인
*춘천대첩기념평화공원은 6.25당시 강원도 춘천대첩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평화공원으로 용맹했던 참전용사들의 동상을 비롯헌 조형물이 늘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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