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기획> 블루베리 한 종목 연매출 6천만원 올린 순창 이순건씨
<귀농귀촌 기획> 블루베리 한 종목 연매출 6천만원 올린 순창 이순건씨
  • 순창=우기홍 기자
  • 승인 2020.10.1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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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

 순창군 인계면 가성마을에서 오로지 블루베리 한 종목에만 매진해 올해 6천만원 가량의 매출액을 올린 이순건(45)씨. 그는 인천광역시가 고향이다.

 지난 2010년 순창군으로 귀농해 10년 동안 블루베리 한 작물만을 심어오면서 이제는 9동의 비닐하우스를 관리할 정도로 성공한 귀농인이 됐다. 그는 농사경험이 전혀 없는 순수 도시인이다. 인천에서 운수사업에 13년여 동안 종사했었다.

 귀농을 결심한 배경은 향후 운수업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평소 생각 때문이다. 회문산에 자주 놀러 왔던 터라 귀농 지역으로 순창이 쉽게 눈에 들어왔다. 또 귀농 때 작물은 블루베리로 생각해 순창군의 특화작물 지원정책과도 잘 맞아떨어져 지난 2010년 구림면 오룡마을로 내려왔다.

아내 정윤희(맨 앞)씨 블루베리 수확
아내 정윤희(맨 앞)씨 블루베리 수확

 살면서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는 그에게 농부로서의 인생 2막이 열린 것. 그가 처음 귀농하기로 할 당시 가족들은 당시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몰랐다. 그도 그럴 것이 시골에서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없던 사람이 갑자기 귀농을 하겠다고 하니 당황한 것은 물론이었다.

 귀농 첫해 혼자 구림면으로 왔다. 귀농 교육을 받고 체계적인 준비 후 내려오는 다른 귀농인과 달리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그는 농업지식을 쌓아나갔다. 즉 농업 마스터대학과 전북대, 순창군 혁신대학 등을 다니며 몰랐던 농업분야에 기초지식을 착실하게 배웠다.

 구림면 인근에 농지를 산 그는 블루베리를 심었던 첫 수확 때 1천5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블루베리 수확을 돕던 아내의 몸에 무리가 와 수확하던 중에 털썩 주저앉았던 당시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노지에 심었던 블루베리는 매해 5∼6톤가량을 수확하면서 2∼3천만원의 수익이 생겼다. 하지만 노지에서 키우는 블루베리를 수확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수확철이 우기와 겹치면 젖은 블루베리는 말려야 했다. 노동력도 많이 든다. 생산량이 많았지만, 노지 블루베리가 나오던 시기에 전국에서 블루베리 생산량이 쏟아지다 보니 가격을 잘 받는 게 쉽지 않았다.

 따라서 그는 여러 여건을 고려해 노지보다는 비닐하우스에서 키우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인계면에 있는 비닐하우스를 샀다. 특히 아이들 교육문제도 인계면 근처에 ‘꿈 터’라는 방과 후 학교가 있어 해결될 수 있었기 때문에 더 좋았다.

 그는 현재 4연동 비닐하우스 2동과 2연동 하우스 1동, 단동 하우스 6동 등 모두 9동을 관리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비닐하우스를 그와 아내인 정윤희 씨가 관리한다. 수확기에는 순창읍에 거주하는 장모님과 장인어른이 도와준다.

 최근에는 스마트 비닐하우스도 새롭게 지었다. 또 내년부터는 블루베리 수확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수확기에는 근로자를 써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더욱이 올해는 6천만원 가량의 매출액을 올렸으나, 내년에 수확량이 늘어나 많은 수익도 기대한다.

블루베리 농장 이순건 씨
블루베리 농장 이순건 씨

 지난 2014년 인계면으로 옮겨 순창군의 보조금 지원과 금융권 대출을 통해 해마다 비닐하우스를 늘려 현재에 이르렀다. 구림지역에서 노지로 블루베리를 생산할 때와 비교하면 이른 시기에 출하하다 보니 판매가가 높아 수익성이 훨씬 나아졌다. 생산량을 그 당시와 비교하면 적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2∼3배 높다. 내년 매출은 1억원 가량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더욱이 블루베리 재배는 12월부터 6월까지가 바쁘다. 따라서 그 시기를 제외하고는 지역에서 일자리가 많아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도 한다. 현재 그는 인천에서 운수사업에 종사할 때보다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

4연동 블루베리 비닐하우스
4연동 블루베리 비닐하우스

 귀농 후 힘든 적도 있다.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할 때 환기가 될 수 있게 열려 있어야 할 개폐파이프가 열리지 않아 실내 온도가 급상승해 블루베리 줄기를 다 베어내야 했던 가슴 아픈 사연도 있었다. 과거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지금은 초보 귀농인들을 위해 블루베리 비닐하우스 짓는 것부터 관련 지식을 알려줄 수 있을 정도로 베테랑 농부가 됐다.

블루베리 포장 상자
블루베리 포장 상자

 “아이들이 커서 농사지을 생각만 있다면 가업으로 물려주고 싶다”고 밝힌 이순건 씨의 현재 삶은 귀농귀촌 일 번지로 자리 잡은 순창군에서 나온 또 하나의 귀농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순창=우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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