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에 산다] (2) 대성노인정 趙德濬(조덕준)씨
[보람에 산다] (2) 대성노인정 趙德濬(조덕준)씨
  • 김재춘 기자
  • 승인 2020.04.2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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敬老孝親(경노효친)은 값진 유산

 “할아버지, 오셔서 공짜 이발도 하시고 노시다 가세요”

 산업화의 물결에 밀려 인간애가 사라져가고 위아래가 없이 되는 세상이라고 혹자는 말할지 모르나 동방예의지국을 논하고 경노효친사상을 아름답게 보는 눈은 아직도 우리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

 ‘전주대성노인정’ 마땅한 휴식처가 없는 노인들이 모여 하루를 소일하며 남은 여생을 동무와 더불어 편히 보낼 수 있는 곳이다.

 노인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가 환담과 오락·이발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는 전속이발사 2명이 있어 이곳을 찾는 노인들에게 무료로 이발을 해준다.

 ‘대성노인정’을 운영하는 趙德濬씨(조덕준·42·전주시 경원동 대성사무기 대표)는 “이미 세상을 뜨신 아버지를 대신하여 할아버지들을 모시고 싶어 노인정을 개설했다”며 “가실 곳이 없으면 부담스럽게 생각지 마시고 언제든지 오시라고 전해달라”고 한다.

 1984년 7월, 8평짜리 무료노인이용원으로 처음 시작, 지금은 대성사무기 2층에서 경영하던 컴퓨터사업장을 처분하고 거기에 무료 이용원과 노인정을 개설·운영하고 있다.

 대성노인정을 처음 시작할 때는 노인들을 모시고 싶어도 찾아주지를 않아 생각해 낸것이 ‘무료이용원’과 ‘자연보호 자원봉사반’.

 자연보호운동을 통해서 남은 여생을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고, 청소작업을 함으로써 가벼운 운동도 할 수 있어 건강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주 토요일과 매월 1일, 15일이면 ‘전주시청소봉사대’의 일원으로 공원·유원지 등에서 쓰레기줍기를 한다.

 또 일요일이면 제주도, 울릉도 등 관광지를 찾아 자연보호운동을 펴고 더불어 관광도 즐긴다. 물론 비용은 아버지를 모시는 마음으로 조씨가 부담한다.

 全州의 명물 풍남문 주변에서 우리가 일년내내 아름다운 꽃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대성노인정 할아버지들 덕분이다.

 그러나 이처럼 아름다움 속에도 아픔은 있다. 120여명의 회원이 100여명으로 줄어든 것이 그것이다. 연로하여 멀리 하늘로 가신 때문이다.

 조씨는 “제일 가슴아픈것은 병드신 분을 경제적 이유 때문에 병원으로 모시지 못하게 되는 일이다”고 하면서도 급작스러운 일이 생겼을때 자신을 대신해 줄 사람이 없음을 먼저 걱정한다.

 할아버지들은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만.

 노인정을 나설 때 조씨가 손수 달걀부침을 만들어 노인들께 소주를 대접햐는 모습을 보고 기자는 “세상은 역시 아름답고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마음속으로 되뇌이고 있었다.

 *대성노인정에서는 무료이용원과 노인정을 이용하실 노인을 모십니다.

 남은 여생을 사회에 봉사할 ‘자연보호 자원봉사단’회원도 모집합니다. (연락처:전주시 경원동 도청 후문앞 대성사무기, 전화 84-6300·7550)
 

 임상택 記
 김재춘 옮김
 1988년 11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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