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에 산다] (3) 사랑실은 교통봉사대...金襄植(김양식) 지대장
[보람에 산다] (3) 사랑실은 교통봉사대...金襄植(김양식) 지대장
  • 김재춘 기자
  • 승인 2020.05.04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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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껌팔아 천만원 모아 4명의 어린이 심장수술

 ‘안되면 되게하라, 나도 할 수 있다’ 마치 결사대 구호 같지만 꺼져가는 심장에 불을 밝혀주기 위해 모인 작은 힘들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봉사정신을 불태우기 위해 3평 사무실 벽에 붙인 격문이다.

 ‘사랑실은 교통봉사대’ 전북지대.

 택시·버스 운전기사 82명이 자신들의 어려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불우한 환경속엣 심장병을 앓고 잇는 어린이들을 구하기 위해 모인 곳이다.

 이들의 안간힘으로 4명의 불우한 심장병 어린이가 새삶을 부여받았다.

 5년이상 무사고 운전기사들이 자신들이 운전하는 차량 운전석 옆에 껌통과 함께 ‘성금함’을 마련해 두고 껌을 팔아 이룬 거룩한 업적이다.

 많게는 만원짜리, 적게는 고사리손의 10원짜리까지, 시민들의 따뜻한 정성을 모아 죽어가는 심장에 힘찬 박동을 심어준 것이다.

 ‘사랑실은 봉사대’전북지대가 심장병어린이를 위한 성금모금에 나선 것은 지난 1987년 5월.

 金襄植(김양식·44·조양택시 전북1바3268호 운전기사) 지대장과 김영효(金榮孝·35·조양택시 전북1바3269호 운전기사) 부지대장, 李규대 초대지대장 등이 다른 20명의 운전기사들과 뜻을 모으면서 부터다.

 이제는 82명의 운전기사로 회원을 확보, 지난 1년동안 1천1백4만6천222원을 모아 8백만원으로 4명의 불우한 선천성 심장병어린이의 심장수술비와 입원비 일체를 도왔다.

 서울인제대학부속 백병원과 자매결연을 맺어 1차로 지난 1987년12월30일 千동환어린이(11·김제군 김제읍 서암리 443)의 청색증 선천성 심장질환을 치료해준데 이어 1988년에는 尹보라어린이(5·전주시 팔복동 2가 13-2)의 심신증격결손증(선천성심질환)을 서울순찬향부속병원에서 수술, 완쾌시켰다.

 또한 孫선영(5·전주시 인후2가 63-254), 白인숙(9·전주시 평화1가 254)어린이들도 자매결연병원인 백병원에 입원시켜 선천성심장기형증과 심신증격결손증으로 부터 완쾌시켰다.

 그러나 “지금도 7명의 어린이가 아픈 심장을 움켜쥐고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며 金지대장은 지금까지의 사업을 자랑하기보다는 그들을 걱정하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애타게 호소했다.

 이들은 비번일도 없다. 봉사대 회원 확보를 위해 택시회사들을 순방하며 취지를 설명하느라 쉬는 것 조차 잊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뜻있는 활동에도 李順子(이순자)씨가 관련했던 새세대심장재단이 장애물로 등장, 자신들의 심장벼이료 봉사활동을 “시민들이 새세대 심장재단 산하단체로 오해, 성금함에 마련된 낱개 껌하나 집어들기를 외면할때 가슴 아프다”며 김영효 부지대장은 어려움을 털어 놓는다.

 이들 운전기사들의 봉사정신은 지난 1983년 추석날에 평화동 선덕보육원에 20만원 상당의 선물꾸러미를 전달한 조양택시 소속 6명의 운전기사들에 의해 싹텄다.

 아름다운 마음씨로부터 싹튼 봉사정신은 말없이도 알려지는 것. 井邑·金堤·南原지방의 운전기사들에게도 그 씨가 싹터 ‘사랑실은 교통봉사대’ 전국 8개지대중 전북에 4개의 지대가 결성돼 전국 운전기사들 사이에 ‘봉사 全北’의 닉네임까지 받으며 全北 이미지 선양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金지대장은 “담넘어 신음하는 이웃을 보살필줄 아는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아픈 심장을 안고 펄펄 내리는 하얀 첫눈을 바라보고만 있을 7명의 동심을 안타까워 했다.

 
 은동표 記
 김재춘 옮김
 1988년 12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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