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안정적 운영 넘어서 큰 그림을 그려야할 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안정적 운영 넘어서 큰 그림을 그려야할 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6.10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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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결산
국악계 최고 등용문인 제45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10일 국립무형유산원 대공연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팀이 참가해 경연을 펼쳤다.   신상기 기자
국악계 최고 등용문인 제45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10일 국립무형유산원 대공연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팀이 참가해 경연을 펼쳤다. 신상기 기자

 국악인 최고의 등용문인 ‘제45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10일 오후 12시부터 국립무형유산원에서 펼쳐진 본선 경연을 끝으로 폐막했다.

전주시와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주)문화방송, 전주 MBC가 주최하고, 전주대사습놀이조직위원회가 주관한 ‘전주대사습놀이’는 나흘간 전주한옥마을 일원에서 펼쳐졌다.

올해는 ‘장원, 그 찬란한 역사의 시작’을 슬로건으로 대사습놀이의 과거를 조명하는 한편, 최고의 국악경연대회로 명성을 지켜나가고 있는 현재의 모습과 미래를 조망하는데 공을 들여 프로그램을 펼쳐냈다.

올 대회 예선에는 판소리 7명, 농악부 6팀(267명), 기악부 26명, 무용부 30명, 민요부 25명, 가야금병창부 8명, 시조부 34명, 판소리 일반부 11명, 판소리신인부 25명, 고법신인부 16명, 무용신인부 14명, 민요신인부 45명, 궁도부 301명 등 모두 548팀 809명이 출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그 결과 ‘대회의 꽃’인 판소리 명창부에서는 최영인(45·전북 익산)씨가 장원인 대통령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최씨는 심사위원단 평균 88.6점과 청중평가단 평균 8.9점으로 총 97.5점의 점수를 획득해 차상과는 2점의 격차를 둬 장원기를 흔들었다.

각 부문별 장원에는 농악부(국무총리상)에 이담농악보존회(경기), 기악부(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에 정동민(25·서울), 무용부(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에 김건(26·인천), 민요부(전주시장상)에 채수현(33·서울), 가야금병창부((주)문화방송 사장상)에 박연하(32·경기), 궁도부(국방부장관상)에 김경원(45·부산체육회), 판소리 일반(전라북도지사상) 조정규(서울), 시조부 김인순(전북)씨 등이 이름을 올렸다.

조통달(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장) 심사위원장은 “판소리는 서사적인 것과 희극적인 면을 잘 조화시켜야하는 종합예술인데, 올해 명창부 장원은 공력과 성음, 감정까지 빠짐없이 잘 살려냈으며 공부를 많이 했다고 느껴졌다”며 “타 부문에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의 실력을 지닌 출전자들이 본선에 올라와 최고의 관문인 전주대사습놀이의 분위기를 살려냈다”고 총평했다.

올해는 전주대사습의 꽃인 명창부의 출전 기준이 그 어느 해 보다 강화된 점이 주목됐다.

몇 년 전부터 판소리 명창부문 예선 시간을 40분 이상으로 확대한데다, 올해는 판소리 다섯바탕 중 한바탕 이상 완창 발표를 한 사람으로 강화시켜 웬만한 소리 공력이 없이는 출전할 수 없도록 장치한 것이다.

이 때문에 출전자 숫자가 크게 줄어들었으나, 당장의 출전자 숫자의 많고 적음을 떠나 진정한 의미에서 명창을 찾는 대회로 전주대사습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또 장원자의 경우 일 년 안으로 완창 공연을 소화할 것을 주문한 점도 판소리의 발전과 대사습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의 목소리도 나왔다.

올해 신설된 무용, 민요 고법 신인부를 통해서는 역량 있는 신인 발굴은 물론, 국악 동호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현재 명창부 장원에만 모든 관심과 혜택 등이 집중되어 있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주문이다.

전주 대사습놀이는 판소리는 물론 시조와 궁도에 이르기까지 국악의 여러 분야를 껴안고 있는 만큼 전통성의 계승과 문화의 다양성을 미래세대에 전승해나가고 있음을 대내외적으로 널리 알려야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국의 다른 국악대회처럼 일부 출전부문의 격을 높이거나 통일시켜나가면서 전주대사습놀이의 판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주문이다.

무엇보다 근 50년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 더 큰 비전 세워야한다는 목소리가 강했다.

그동안 안팎의 여러 부침이 있었으나, 전주대사습놀이는 오랜 역사성과 더불어 국악계의 등용문으로 크게 기여해 온 전주의 대표적인 전통예술경연행사임에 틀림없다는 것이 국악계의 중론이다.

이에 숙종, 영조 때의 오랜 역사와 전통성이 입증된 전주대사습놀이의 실증적인 고증작업 등을 위해 학계 등 관계기관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회천 전북대 한국음악학과 교수는 “과거 무형문화재의 등재는 개인과 단체의 예술적 기량이나 기예의 우수성, 단절의 위기 등에 주목했다면, 근자에 이르러서는 인류의 보편성과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전주대사습놀이야 말로 조선 중후기부터 존재했고, 그 역사성이 면면히 흐르고 있는 만큼 전라감영 복원도 앞두고 있는 시점에 보다 큰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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