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살포 혐의를 받고 있는 이항로 진안 군수가 10일 검찰에 소환돼 3시간 30분가량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전 9시 50분께 전주지검에 모습을 드러낸 이 군수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고 오후 1시 50분께 귀가했다.
검찰에 출석하기 전 이 군수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다소 억울한 입장을 보였다.
선물 살포 혐의를 인정하는 질문에 이 군수는 “혐의요?”라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비췄다.
이어 “(혐의와 관련해) 황당한 부분도 많다. 제가 여기서 입장을 다 얘기할 순 없다”면서 “잘못된 것이 있으면 벌 받아야 하고 잘못된 거 없으면 검찰에서 잘 밝혀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혐의를 부인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는 “누가 제 말을 들어주겠나”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군민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검찰에서 밝혀지는 대로 소상히 알리겠다”며 덧붙였다.
이 군수는 최근 수년간 추석과 설 명절에 진안 군민 수백 명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홍삼 선물세트를 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날 검찰 조사에서 이 같은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 군수의 측근 박모(42)씨를 구속했다. 박씨는 이번 사건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같은 날 이 군수의 자택과 군청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휴대전화와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군수가 혐의를 모두 부인했으며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 방향에 대해 검토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20일 한 제보자가 “이 군수가 선거를 앞두고 명절 때마다 거액의 홍삼 선물세트를 군민 500여 명에게 돌렸다”며 전북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선관위는 기초조사를 벌인 결과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김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