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하니 ‘주의’, ‘경고’… 사립유치원 주먹구구 감사
애매하니 ‘주의’, ‘경고’… 사립유치원 주먹구구 감사
  • 김혜지·김기주 기자
  • 승인 2018.10.2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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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사태, 예고된 일이었나? <중>

 최근 사립유치원비리 사태를 두고 교육 당국의 책임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다.

 실제 전북의 경우 사립 유치원 수에 비해 감사를 받는 유치원은 매년 극소수에 불과하다.

 징계 처분도 감사담당자의 재량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근본적인 비리 근절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전북도교육청은 도내 166개 사립유치원 중 3년마다 정기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전북 14개 시군의 사립유치원 수를 살펴보면 전주 79개, 군산 26개, 익산 33개, 정읍 7개, 남원 2개, 김제 5개, 완주 9개, 고창 2개, 부안 3곳이다.

 문제는 감사 인력이 부족해 실질적인 감사를 받은 사립유치원 수는 손에 꼽힌다는 점이다.

 전주교육지원청에 따르면 한 해 감사를 받는 유치원은 실질적으로 3~4곳에 불과하다. 전주 사립유치원이 79곳임을 감안하면 3년 동안 67곳의 유치원은 감시 눈 밖에서 벗어난 셈이다. 유치원 수가 많은 군산, 익산도 마찬가지다.

 전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인력 부족으로 도내 모든 사립유치원을 감사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도내 각 지역교육청 감사팀 인원은 대부분 팀장 1명, 담당자 2명 정도다. 이들은 모두 유치원 1곳에서 제출받은 3년치 회계 서류를 전부 검토한다.

 감사를 통해 비리가 적발되면 관련 부서와 협의해 상응하는 처분을 내린다.

 하지만, 사립유치원들은 징계 처분이 감사관의 재량에 따라 달라질 때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도내 C유치원 관계자는 “어떤 분은 1만원도 안 되는 물품 구매 영수증이 첨부되지 않았다고 세세하게 따지는가 하면 또 다른 분은 그냥 넘어갈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치원 교사들 사이에서는 감사 기간에 감사담당자들 비위만 잘 맞추면 된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최근 3년 동안 도내 유치원 감사결과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공립은 사유가 구체적인 반면 사립은 모호하게 명시돼 있다.

 도내 사립유치원에서 지적된 사안으로는 ‘회계운영 소홀’, ‘회계서류 관리소홀’ 등으로 두루뭉술하게 기록돼 있었으며 대부분 ‘주의’ 처분에 그쳤다. 하지만 공립유치원의 경우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 계약업무 소홀’, ‘어린이 놀이시설 설치비 집행 소홀’ 등 사립과 비교하면 보다 구체적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도내 한 감사 담당관은 “사립유치원의 경우 공립과 다른 운영체제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요소를 감안하다보면 감사담당자마다 처분 결과가 조금씩은 다를 수 있다”면서도 “감사기준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그에 맞춰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지·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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