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산, 백두산을 남북 정상이 함께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일 이른 아침 영산인 백두산 꼭대기 장군봉에 발을 디딘채 손을 맞잡아 올렸다. 한을 등지고 환희와 희망을 안는 순간이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전 8시 20분께 삼지연 공항에서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의 영접을 받았다. 일행은 9시 33분 한반도와 중국 동북부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장군봉에 올랐다. 때마침 일대는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날씨로 정기를 내뿜고 있었다.
천지를 배경으로 선 문 대통령은 “여긴 아무래도 (김)위원장과 함께 손을 들어야겠다”고 말해 주변의 남북 수행원에게서 웃음과 박수를 이끌어 냈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한반도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두 정상의 말 한마디가 역사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천지로 자리를 옮긴 문 대통령 부부는 물에 손을 담그고, 준비해 간 물병에서 한라산 물을 절반쯤 따르고 천지 물로 채웠다.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 온 문 대통령은 대국민보고에서 북한의 핵시설 폐기 의지를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핵검증이 가능하고 핵시설을 불가역적으로 폐기하겠다는 것이다”면서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과 북·미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희망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북한과 미국의 조치에 대해 “당사국이 협의해야 하는 내용이어서 합의문에 담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상회담 공동취재단=소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