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에 산다] (31) 視覺장애자의 再活의 지팡이...全北맹아학교敎長 권현정씨(權賢貞)
[보람에 산다] (31) 視覺장애자의 再活의 지팡이...全北맹아학교敎長 권현정씨(權賢貞)
  • 김재춘 기자
  • 승인 2022.10.22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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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맹아학교 권현정 교장이 재활교육에 정성을 쏟고 있다

 “신문지상에 오를만한 사람이 못됩니다. 별로 한일도 없는 사람을 소개하면 부끄럼만 얻게 됩니다”

 자신과 같은 시각장애어린이들을 위해 맹인교육을 시키고 있는 全北맹아학교 권현정교장(權賢貞·46)의 말속에는 검소함이 가득 배어 있었다.

 정상인으로 살아왔다면 지금쯤은 자식들을 키우며 중년여인으로 순탄하게 살아가고 있을 權교장.

 그러나 權교장이 지금의 맹아학교 교장이 되기까지에는 슬픈 인생여정이 숨겨져 있다.

 權교장의 고향은 益山군 咸悅읍 흘산리.

 한국신학대를 나온 뒤 장로교 목사로 있던 아버지 權태容씨(권태용·작고)와 어머니 趙順花씨(조순화·78) 사이에서 3남매중 막내딸로 태어나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자랐다.
 

失明딛고 盲人敎育에 온힘

 

 그러나 8살 때 權교장에게 불행이 찾아왔다.

 홍역으로 심한 열병을 앓고 난 뒤 갑자기 시각장애를 일으켰고 백약이 무효가 된 채 실명하게 된 것.

 아버지 權씨는 자신의 극진한 간호에도 딸이 끝내 광명을 찾지 못하자 딸의 장래를 위해 맹인시설사업에 일생을 바칠 결심을 하게된다.

 그 당시는 지방에 맹인교육시설이 全無하던 때. 6.25전란 후 모든 것이 불안정한 시기였다.

 그래서 아버지 權씨는 막내딸을 열 살 때 釜山맹인학교에 입학시켰다.

 이 때부터 權교장의 부모님은 멀리 떠나보낸 딸을 못잊어 釜山까지의 천리길을 이틀이 멀다하지 않고 찾아 다녔단다.

 그러다가 아버지 權씨는 딸의 장래를 위해 전재산을 털어 全北맹아학교를 설립하게 된다.

 1951년에 裡里시 葛山동(갈산)에 아담한 건물을 짓고 맹아시설학원을 세운 것.

 그동안 權교장은 국내 맹인전문기관으로 중·고등학교 과정인 大邱광명학원을 거쳐 圓光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교사자격증과 교장자격증을 따냈다.

 그후 權교장은 아버지의 사업을 도와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불우한 맹인들의 교육에 몸을 바쳐 열과 성을 다했다.

 權교장이 아버지로부터 全北맹아학교의 교장자리를 물려 받은 것은 1979년부터.

 權교장은 그로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아버지가 20여년 이끌어온 맹인교육기관을 도맡아 운영을 해왔다.

 따져보면 權교장 부녀가 맹인교육기관을 30년간 운영한 찾아보기 드문 경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맹인교육은 알려진대로 점자로 교육시키고 개별지도를 통하여 지능개발에 도움을 주는 교육.
 

藝能도 가르치고 職業훈련까지
 

 현재 全北맹아학교에는 시각쟁애자인 53명의 원생(남 30·여 23)들이 院訓인 ‘신앙 화목 인내’를 지켜가며 權교장의 자애로운 보살핌과 사랑속에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또 특수학교를 나온 10여명의 교사들이 權교장을 도와 맹인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특활시간에는 무용 음악 웅변 등 예능과목과 침술 안마 등 직업교육도 병행시키고 있다.
 

“생활의 터 닦은 제자 접할때 가장 흐뭇”
 

 “학생들이 신체적 장애를 딛고 사회에서 성공하는 것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權교장.

 그러나 權교장은 “맹인들은 직업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장차 생계대책을 세우는 것이 가장 어려운 문제”라면서 사회복지차원의 대책을 호소하기도.

 權교장은 지금의 校舍(교사)가 너무 낡아 2년전에 이리시 석암동에 교사신축부지로 2,300여평의 대지를 마련해 놨다.

 權교장의 꿈은 깨끗한 맹아학교를 세우는 것.

 그러나 權교장은 현재의 校地가 자연녹지로 묶여있어 매수자가 땅을 싸게 사려고 하는 바람에 교사신축재원을 마련할 길이 없다며 안타까워 한다. 

 자신의 불행을 극복하고 수많은 시각쟁이자들의 눈이 되기 위해 헌신적으로 맹아교육을 시키고 있는 權교장.

 그는 분명 수많은 맹아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고 있는 ‘밝은 빛’ 그 자체였다.
 

金和鐸 記
김재춘 욺김
1989년 7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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