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에 산다] (33) 文化 不毛地에 소담한 씨앗…韓國연극협회 裡里支部長 李東九씨(이동구)
[보람에 산다] (33) 文化 不毛地에 소담한 씨앗…韓國연극협회 裡里支部長 李東九씨(이동구)
  • 김재춘 기자
  • 승인 2023.01.28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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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구씨

 “비록 작더라도 제뜻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문화 공간을 갖는 것이 저의 소망입니다”

 연극 불모지나 다름없는 裡里지방 연극문화 창달을 위해 힘쓰고 있는 韓國연극협회 裡里지부장 李東九(39·이리시 모현동 선아파트).

 그는 지난 1971년 裡里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부터 연극에만 정신이 팔려 줄곧 한 길을 걸어온 지독한 연극광이다.

 처음에는 이를 적극 만류하던 부모들도 이제는 자식의 뜻을 이해하고 오히려 뒷바라지 해주고 있을 정도여서 그 집념을 짐작할 수 있게한다.

 어려서부터 한국연극게의 거봉인 李海浪(이해랑)씨와 李진준씨를 사숙해온 李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서울에 올라가 극단 ‘광장’을 비롯, 이름있는 극단을 찾아다니며 연기수업을 쌓았다.

 그러기를 3년여. 李씨는 마침내 전문적인 연극공부를 하기로 작정하고 東國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한다.
 

연기·연출가로 후회없는 18년

 李씨는 대학에서도 자신의 경험을 살려 전국대학생 연극연합회를 조직, 연극 애호가들을 모아 스스로 연출부장이 되어 연기공부와 정보교환 등 연극활동에 몰두했다.

 “연기자로서의 전공을 살리려 했습니다. 그러나 중도에 연출자로 바뀐 것은 운명인지도 모르지요”라며 李씨는 스스로도 자신의 변신을 의아해 하고 있다. 李씨는 1977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온 뒤 서울에서 극단의 정회원으로 4년 남짓 활약하다 1984년 낙향하게 된다.
 

밑지는 公演으로 演劇 활성화

 이때부터 李씨는 연극 불모지나 다름없는 裡里에서 연극공연사업을 시작, 지방연극계의 활성화를 위해 전념하게 되었다.

 그러나 극단초청공연에 드는 경비는 보통 1편에 3~4백만원 정도.

 李씨는 이 부담을 학생단체관람비 등으로 때우고도 모자라 꼭 1백만원 이상은 자신이 메워야 했다고.

 李씨는 또 지난 1985년과 1988년에는 全州에서 창단된 ‘푸른무대’ 순회공연을 계기로 작품 ‘오해’를 裡里시민위안공연으로 선보여 연극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그는 지난 1986년 마침내 오랫동안의 자신의 꿈이었던 지방극단을 창단하게 된다.

 圓光대 연극인들의 모임인 서울 명석을 주축으로 연극 동호인들을 모아 그해 12월 극단 ‘토지’를 창단, 대표로 선출된 것.

 李씨는 약 30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극단 ‘토지’의 연출을 맡아 직접 연기 공부를 시키고 공연준비를 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이때 李씨에 못지않은 공을 들인 사람은 극단 ‘토지’의 상임연출가로 있는 崔솔씨(32).

 崔씨 역시 지방연극계에서는 드물게 보는 연극광.

 李씨는 崔솔씨와 손잡고 창단공연작으로 吳태석作 ‘환절기’를 각색한 ‘겨울 그 다음 이야기’를 첫 공연무대가 올렸다.

 뉴타운백화점 7층 아트홀에서 가진 첫 공연은 관객은 그리 많지 않았으나 그런대로 성공작이었다는 평을 받았다고.

 이들 연극단원들은 지금 시내 昌仁동 하노바무용학원빌딩내 ‘뿌리’란 간판을 걸고 연극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기 위해 연기공부로 땀을 흘리고 있다.

 
 중고교 특활에도 출강 값진 땀

 한편 李씨는 요즈음 益山중·고등학교와 裡一여고의 연극반 지도를 맡아 특활시간을 이용, 후진양성에도 바쁜시간을 보내고 있다.

 李씨의 이러한 노력은 헛되지 않아 지난 5월9일자로 한국연극협회에서 裡里연극협회를 정식 인준했고 李씨가 지부장직을 맡아 앞으로의 활동을 맘놓고 펼 수 있게 되었다.

 裡里예총지부장 羅塤(나훈·50)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裡里에서도 李씨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연극이 이제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며 李씨의 숨은 노력을 칭찬했다.

 연극문화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새롭게 하고 연극 인구의 저변확대를 위해 조그마한 소극장을 갖는게 꿈이라는 李東九씨.

 그는 연극에 미쳐 19년이란 긴세월의 젊음을 바쳐왔지만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金和鐸 記
 김재춘 욺김
 1989년 7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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