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교육감은 이제 거취를 정해야 한다
김승환 교육감은 이제 거취를 정해야 한다
  • 이흥래
  • 승인 2019.07.28 17:38
  • 댓글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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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은 사필귀정입니다’ 지난 26일 교육부가 전라북도 교육청의 상산고 자사고 지정취소 요청에 대한 부동의 결정을 발표하자 도내 상당수 식자층들이 가장 공감한 내용이 바로 이 말인 듯싶다. 그도 그럴 것이 교육부는 전라북도 교육청의 사회통합전형 선발비율 지표가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고 평가적 정성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즉 전라북도 교육감의 상산고에 대한 사회적 배려대상자 10% 입학요구는 한마디로 말해서 법을 무시한, 말도 되지 않은 결정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동안 나름대로 민주적 가치를 강조해 온 법학교수 출신의 김승환 교육감이, 민주적 정부라고 평가받는 문재인 정부에서 위법한 교육행정가라는 판정을 받았으니 이 무슨 창피란 말인가. 이제 김승환 교육감은 스스로 거취를 정해야 한다. 교육의 가장 기본지표인 학생들의 학력증진 면에서도 가장 미흡한 평가를 받고 있는 터에 인사를 둘러싼 천만원의 벌금형, 그리고 상산고 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으로 재량권의 일탈은 물론 전북교육에 평지풍파를 일으킨 잘못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당초 전라북도 교육청이 상산고에 대한 자사고 지정취소를 결정하자 도내 알 만한 시민단체 대표들까지 권위주의적 ‘파시스트 행정’의 산물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아무리 목적이나 이념이 훌륭하다 해도 시민에 대한 설득과 소통의 과정을 외면하는 것은 파시스트와 다름없다고 지적하며, 김 교육감의 결정은 자신의 성향을 진보라고 생각하는 대다수 시민들을 참 낯부끄럽게 한 처사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상산고 역시 사회통합전형 선발비율 적용이나 감사결과에 대한 반영결과 등 여러 평가지표가 잘못 적용됐다며 재고를 강력히 요청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정운천 의원은 교육감과의 면담요청은 물론 국회에서 여야의원 151명의 동의를 얻어 교육부총리가 전북교육청의 상산고에 대한 자사고 취소요청에 동의하지 말기를 요구하기도 했다. 사태가 이렇게 진행됐지만, 김승환 교육감은 요지부동이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은 물론 학부모 대표들이 면담을 요청해도 특강이나 회의를 핑계로 만나주지 않았다. 교육감은 골방에서 자신의 철학이나 신념만을 고집하는 외골수 꼰대가 아니라, 자신을 반대하는 시민일지라도 만나서 소통하고 대화를 통해 사태를 풀어가는 종합행정가이자 교육가여야 하는데, 김교육감의 행태는 이런 우리의 기대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오히려 자신에게 압력을 가하면 즉시 SNS로 밝히겠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한마디로 나는 교육감이고 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주장에 대해서는 용인할 수 없다는 이른바 진보의 배반을 서슴없이 자행했다. 아무리 이념이 좋아도 그것은 사회를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하는데 이같은 김교육감의 좌충우돌식 행정행태로 인해 우리 전북의 교육현장은 끝없는 광기가 난무했던 칼링필드나 문화대혁명이 휩쓸고 지나간 홍위병들의 놀이터로 변해버린 것은 아니었을까.

 썰렁한 농담 한마디. 성형외과의사가 가장 다루기 어려운 사람은? 생긴대로 살다 죽게 내버려 두라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상대방은 더 이상 대화를 지속하기 어렵다. 김 교육감이 이끄는 전라북도 교육청도 매사가 이런 식은 아닐까. 사실 김교육감은 개인적으론 대단히 다감한 편이라는 게 중론이지만 공적인 위치의 김교육감은 타인이나 약자에 대한 공감조차도 대단히 인색한데다 타인에 대한 비난도 심각하다. 법원이 인사문제와 관련해 벌금 천만원을 확정하자 낯 두꺼운 교육청 대변인은 법원, 검찰도 다 그러지 않느냐고 되묻기까지 했다. 우리 교육의 목적이 홍익인간이지만 그 과정에서는 학력증진과 창조적인 소질계발이 중요한데 오히려 교육은 부차적이고 정치투쟁만 벌이는 꼴이다. 이번 상산고 사태와 관련해 나도 지난 칼럼에서 강조한 바 있지만, 도대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엉터리 결정이었단 말인가. 김교육감의 현명한 결단을 바란다.

 이흥래<前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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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한 사람 2019-07-29 21:01:43
전북교육감이라는 자리에 있는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이였다. 교육감이 이정도로 찌질할수 있음을~
부당인사개입에 벌금형, 위법으로 전북유일 자사고 폐지노력?, 본인 자녀는 최고급 영국 유학.
내가 낸 세금이 제대로 쓰였는지 확인해 볼때인것 같다. 위법을 저지른고도 챙피한줄 모르는 인간이 한심하다
조용히 사퇴하라 2019-07-29 18:16:04
누구의 남편,누구의 아버지, 전북도민들의 교육감으로 앉아 있는게 부끄럽지도 않냐
조용히 사죄하고 사퇴하라
anes0420 2019-07-29 16:07:53
전북민 앞에 사죄하고 사퇴하라
전북교육청 직원들 불쌍합니다 2019-07-29 13:36:04
직장인의 한 사람으로서, 어떤 분의 댓글에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서 몇 글자 적습니다. 전북교육감 한 사람의 불통과 고집때문에 그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얼마나 많은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요? 자그마치 10년이라고 하니 전북교육청 직원들이 측은하게 여겨집니다. 교육청 직원분들~ 힘내십시오!
어터리 2019-07-29 12:59:42
김승환 교육감은 즉각 사퇴하라. 사퇴하라. 사퇴하라. 꼭 사퇴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