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명칭에 지역미술인 반발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명칭에 지역미술인 반발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7.07.2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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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2월 남원시에 개관되는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의 명칭을 두고 전북지역 미술인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남원시의 자존심과 정체성을 살려 지어야 할 시립미술관에 특정 작가의 작품을 기증받는다고 해서 개인의 이름을 붙이는 일은 절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며 반드시 ‘남원시립미술관’으로 건립이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27일 (사)한국미술협회 전라북도지회(지회장 강신동)는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건립에 따른 전북미협의 성명서’를 통해 “현직에 있는 생존작가의 이름을 작품 기증을 이유로 시립미술관 명칭에 넣는다는 것은 개인미술관을 국민의 혈세로 지어주는 것과 다를바 없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수면 밑에서 비판이 지속돼 왔던 개인의 이름을 넣은 시립미술관 명칭 결정에 대한 부적절함을 전북미술협회가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전북미협은 이날 “남원의 새로운 시립미술관은 국비와 지방비 총 38억원의 예산으로 건립되며, 운영조례를 보면 나중에 개인미술관처럼 운영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하며 “생존 작가의 이름이 들어가는 미술관 명칭은 제고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북미협은 “한 개인의 지속적이고 고착화된 미술관보다는 살아있는 지역 작가들의 발표의 장이 더욱 바람직하며, 다양화되고 불특정적인 공간으로 활용되는 것이 옳다”면서 “남원시는 부끄럼 없는 시민의 미술관으로 정립해주길 바라며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에서 ‘남원시립미술관’으로 이름을 변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남원시 미술인 69명은 “김병종 작가 개인을 위한 미술관을 건립하고 있는 남원시의 계획은 지극히 비정상적이고 특혜성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을 담은 문건과 명칭 변경을 요구하는 서명을 전북미협 측에 전달하고 전북미술인들이 남원의 현 상황을 함께 고민해 주기를 요청한 바 있다.

 전북 미술인들은 시립미술관 명칭에 특정인의 이름을 넣으려고 하는 남원시의 계획도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병종 작가가 지역 미술계에 뚜렷히 기여한 바도 없는 상황에서 굳이 특정인의 이름을 시립미술관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만을 반복하고 있는 남원시에 대해서도 의혹이 깊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지난 2013년부터 추진되어 온 사업인데, 최근 남원시가 명예관장실을 김 교수 부인(작고)의 문학전시실로 바꾸려고 한 움직임이 포착돼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결국 이 논란이 미술관 명칭에 대한 문제로 확대되면서 남원시의 설득력 없는 시립미술관 명칭 결정에도 비난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남원시 관계자는 “남원시는 10년 전부터 김병종 작가를 브랜드로 한 미술관을 생각했고 5년 전부터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면서 “그 당시와 최근 운영조례가 통과될 때 까지도 아무런 반대 이야기가 없다가 개관을 앞두고 명칭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으며, 이미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는 시점인 만큼 남원시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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