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대선주자]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 전형남 기자
  • 승인 2016.12.29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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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선주자에게 듣는다 <1>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환한 미소가 트레이드 마크인 그는 작년 말 촛불집회에선 가장 앞장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외친 강골을 보였다. 소수자, 소외된 사람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점철한 그의 삶의 궤적에서 낙후 전북은 너무 가슴 아픈 곳이다. 그래서 대표적인 친(親) 전북파라 불릴 정도로 전북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작년 12월 27일 오전 9시 서울 홍대 부근 카페에서 문 전 대표를 만나 향후 대선 구도와 전북현안 등에 대해 들어 보았다. 1시간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문 전 대표는 전북의 대표현안인 새만금이 지지부진 한 것에 대해 깊은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논란이 된 호남 발언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호남이 지지하지 않으면 대선을 포기하겠다고 한 발언이 전략적인 발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뜻에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호남은 민주주의 본산이며 우리당의 뿌리라는 존경과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호남의 지지를 받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에서 한 발언이었다는 뜻입니다. 호남과 호남인의 지지가 없으면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하기 어렵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총선 이후 호남에서 우리 당 지지도가 많이 올라가고 있고, 현재 국민의당 지지도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정권교체의 주역은 역시 더불어 민주당이라고 호남 민심이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호남의 지지를 더 받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입니다.”

-새만금에 대규모 자율주행차 시범도시를 조성하면 경쟁력이 있다고 산업연구원이 ‘전북 미래비전과 발전전략’ 용역을 통해 발표한 바 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감합니다. 새만금은 앞으로 서해안시대의 거점도시로서 전북의 미래가 되고 대한민국의 희망이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새만금과 전북지역의 성공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의 집권 능력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새만금의 ‘자율주행차 시범도시’ 조성은 전북과 대한민국의 미래성장 동력산업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 전북도의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새만금 자율주행차 스마트 시티 조성’을 공개 제안한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당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기금운용본부가 전북 혁신도시에 입주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갑니다. 연기금 관련 공공기관 등 앵커 기관의 추가 이전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내 자본시장 최대 기관 투자자인 기금운용본부의 이전을 계기로 전북이 서울·부산에 이은 국내 3대 금융 클러스터가 됩니다. 금융산업을 활성화하려면 기금운용본부와 같은 허브를 통해 많은 금융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지속적인 공급과 수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금융네트워크 구축이 전북의 금융클러스터의 성공열쇠입니다. 향후 전북의 성공적인 금융산업의 성장을 위해 금융기관의 구조화를 통해 금융기구, 금융시스템 네트워크가 구축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개헌을 두고 정치권 내 논란이 적지 않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체성과 관계없이 개헌을 고리로 신당 창당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미 지난 대선 때 개헌을 공약했습니다. 지금 헌법은 87년 6월 항쟁 이후 정치권에서 급하게 개정한 헌법이어서 시대 발전 따라가지 못하는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계속 이야기하지만, 개헌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대선 전 개헌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지금은 촛불민심이 요구하는 오래된 적폐들에 대한 국가 대청소와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사회개혁 논의에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그럼에도 이 시기에 대선 전 개헌을 말하는 배경에는 새누리당 정권의 연장 등 순수하지 못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는 경우가 많다고 봅니다.”

-문 전 대표께서는 대표적인 친 전북 인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 전 대표에게 전북은 정치적으로, 정서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요.

“전북은 우리당의 역사이자 뿌리이고, 당의 가치와 정체성의 중심입니다. 늘 우리당에 든든한 힘이 되어주었던 곳으로, 참여정부를 지지해주었고, 또 지난번 대선 때는 부족한 저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성원해주었던 늘 고마운 곳입니다. 전북민의 ‘정권교체의 열망’을 보고 있습니다. 그 열망을 담아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우리 당의 정권교체로 보답하겠습니다.”

-촛불 민심에 의한 탄핵 정국입니다.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입니까.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을 이끈 힘은 촛불 민심이었습니다. 촛불 혁명은 구시대를 청산하고 구체제를 혁파할 절호의 기회이자 대한민국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정치권은 촛불민심의 요구를 실천하고 제도화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국회에 사회개혁특위를 설치하여 시민사회의 요구를 수렴하고 입법화하는 발 빠른 대응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 여부와 시기를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탄핵 가결 이후에도 촛불은 좀처럼 꺼질 줄 모르고 있습니다. 지금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 퇴진을 요구합니다. 그 여망을 헌법재판소가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 어떤 의미를 담고 있습니까.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구시대적 낡은 체제와 가치와 질서 전반에 대해 이념과 진영을 뛰어넘어, 근본적인 국가 대개조의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반칙과 특권과 부패에 대해선 과거 어느 때와도 비교되지 않는 ‘대청소’를 꼭 해야 합니다. 이번 대선에서 어느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대한민국을 대개조하는 수준으로 담대하게 바꾸지 않는다면 국민 삶이 나아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나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판단합니다.”

-야권에서는 반문연대 얘기가 나오는 등 구도가 복잡합니다. 대선, 현 3당 체제 또는 제3의 길을 포함해 다자간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신당, 제3지대 등 현재 정치권에서 나오는 여러 논의는 결국 새누리당의 정권 연장을 위한 움직임이라고 봅니다. 다자 구도가 되든, 양자 구도가 되든 결국 민주당 후보와 상대 후보 간 대결이 될 겁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대선 전 후보 단일화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세력이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마음을 받들어 노력하다 보면 통합이든 단일화든 길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역균형발전, 지방분권 어떻게 풀어가야 합니까?

“지역중심성장을 위해서 과감하고 담대한 지역 분권이 이뤄져야 합니다. 입법권, 행정권, 재정권, 인사권, 복지자치권을 포함한 강력한 지역 분권이 지방을 살리는 길일뿐 아니라 제왕적 대통령의 폐단을 줄이는 길이기도 합니다. 혁신도시 시즌 투(2)가 필요합니다. 선도기업과 지역전략산업, 대기업 본사의 지방이전을 추진하겠습니다. 대도시 중소도시별로 지역대학 기반의 혁신지구를 조성하고 지역고용창출형 비즈니스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겠습니다. 지역에서부터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에서 대한민국 혁신이 출발하고 성장동력이 만들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장시간 감사합니다.

서울=전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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