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완판본 복본, 관건은 원료 공급과 대중화
조선시대 완판본 복본, 관건은 원료 공급과 대중화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6.06.30 17: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조선왕조실록에 이어서 고대 국문 소설로 지어진 완판본 서적도 전통 한지로 복원될 전망이지만, 여기에 필요한 원료는 사실상 경상도 등 타 지역에 공급을 의존하는 형편이어서 진정한 전주한지로 볼 수 있느냐는 정통성 논란도 일고 있다.  대부분의 한지가 수요는 유동적이지만, 전주 등 전북지역에서는 한정된 생산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향후 전주 등 전북 도내에서도 대량으로 한지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 체계가 확립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완판본은 전주의 전통

 조선 말기에 완판본(完板本)은 전북 전주지역에서 간행된 고대 국문 소설의 목판본을 통칭하고 있다.

 그러기에 완판본이 곧 전주였고, 전주가 내세울 만한 전통으로 완판본이 있었다.

 그러나, 빠르게 변해 가는 현대 인쇄 산업의 경향으로 우리의 옛 것은 자취조차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됐다.

 30일 한국전통문화전당 한지산업지원센터는 올해 말까지 ‘전주 완판본 서적 복본화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지산업지원센터는 7월까지 한지 수매를 완료하고 나서 올해 말을 목표로 복본 작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임현아 한지산업지원센터 책임연구원은 “조선왕조실록 복본화 사업이 전통한지의 복원을 통해, 한지산업 고급화와 복본 제작 기술로 인쇄산업의 접목을 통한 대중화의 길을 제시하기도 했다”며, “이번 완판본 서적의 복본화 사업은 도서출판 시장 개척을 위해 시도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전주 전통한지 제작 기능의 맥을 되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턱 없이 부족한 원료 공급

 임현아 책임연구원은 “지난 4월부터 진행된 이번 사업은 6월 말 현재까지 약 10%가량의 성과를 나타냈다”면서 아직 시작 단계임을 밝혔다.

 전라감영에서 주로 간행된 완판본 서적을 원본 그대로 옮기기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인쇄가 가장 큰 어려움인데, 한지의 면이 거칠어서 잉크가 안착이 덜 된다면 제작에 차질을 빚는다.

 순수하게 전통 방식을 추구해 소량의 화학 약품도 사용하지 않는 조건도 수반된다.

 전주시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올해 초부터 닥나무 재배 단지를 조성 사업을 추진함에도 불구하고, 생산을 위해서는 최소 3년 이상이 걸린다는 예상이 나와 지속 가능한 원료 공급에는 중대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전적으로 완판본 복본의 생산 거점은 전주지역 내 한지 업체 7곳에서 진행하겠지만, 원료를 구매하는 지역은 여전히 타 시·도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진정한 완판본으로 나아가는데 한계로 지적된다.

 
 ▲대중화를 가로 막는 무관심

 이번에 한지산업지원센터가 추진하는 전주 완판본 서적 복본화 작업은, 전주시가 총 1억 원의 예산을 마련한 사업이다.

 기존에 복본된 조선왕조실록은 책의 크기도 크고 방대한 분량 탓에 작업 속도를 내기에도 어려웠지만, 역사 관련 내용으로 일반적인 대중화에는 어려운 점도 적지 않았다.

 한지산업지원센터가 올 연말까지 복본하게 될 70여 권의 완판본은, 적으면 20쪽에서 많게는 100쪽 분량으로 소책자에 해당한다.

 동양의 필독서인 ‘논어’와 ‘대학’에서 ‘동의보감’아이들이 많이 봤다는 ‘명심보감’과 판소리계 소설인 ‘열여춘향수절가’등 주제도 다양하다.

 따라서, 지역 내 관계기관에서 지역민으로부터 완판본에 대한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정립과 체험 교육 등의 활성화가 요구된다.

 
김영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