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공사 인기 옛말…건설업계 ‘남는 게 없다’입찰 기피
학교공사 인기 옛말…건설업계 ‘남는 게 없다’입찰 기피
  • 왕영관 기자
  • 승인 2013.10.14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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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대로 물량내역 수정, 툭하면 공사비 삭감….남는 게 없어요”

지역 내 학교공사에 참여한 건설업체들의 공통된 불만이다.

그동안 건설업 실적 쌓기 역할을 톡톡히 했던 학교공사가 건설업계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최근 건설업체들이 학교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준공도장 찍어주지 않고 추가공사 요구, 임의대로 물량 수정 후 감액 등 발주기관들의 횡포가 도를 넘고 있어 공사입찰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도내 A건설업체는 올해 초 도내 모 교육청에서 발주한 학교공사 입찰을 포기했다. 공사 한 건이 아쉬운 때지만 학교공사는 매번 내역서에도 없는 요구 사항이 많아 이익은 없으면서 곤욕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준공서류에 학교장 도장 날인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내역을 벗어난 추가공사를 수시로 강요하고 있는 게 학교공사의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학교는 공사비 일부를 학교발전기금으로 내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는 것.

이 같은 전횡(專橫)은 교육청 지침이 추정가격 1,000만원 미만 학교시설 공사의 계약 또는 기술업무 지원을 해당 학교에서 직접 집행하게 돼 있어 전문성이 전혀 없는 학교 행정과장이 공사감독을 맡게 되면서 비일비재해 지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도내 한 초등학교 기계설비 공사에 참여한 B전문건설업체는 행정과장이 공사 준공금이나 인건비 지급청구에 대한 업체의 요구는 나 몰라라 하면서 추가공사만 강요해 공사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더욱 문제는 업체들이 해당 교육청에 이의를 제기해도 ‘해당 학교 측과 협의해서 진행하라’고만 답변, 업체들의 애로 해소에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학교공사는 남는 것도 없는데 요구 사항은 정말 많다”며 입찰을 포기하는 전문건설업체들이 늘고 있다.

B업체 관계자는 “학교 입맛대로 추가공사를 지시해놓고 임의대로 물량내역을 수정해 감액하는 등 공사비를 삭감하는 행위가 반복되고 그 정도가 도를 넘고 있다”며 “공사를 해도 이익이 남지 않고 시간만 낭비하는 학교공사 입찰참여는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왕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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