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민예총 새문화운동 모색해야
전북민예총 새문화운동 모색해야
  • 송민애 기자
  • 승인 2013.08.2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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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에 당대 문화의 존재형태에 대한 문제제기와 억압적 정치 현실에 대한 저항으로부터 촉발된 ‘문화운동’이 구 시대적 한계와 위기를 극복하고 오늘날의 새로운 프레임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운동의 중심, 운동의 주체, 운동의 대상에 대한 새로운 문제제기와 성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이하 민예총)이 정부의 지원에 기대면서도 변화된 정세와 문화예술 환경의 변화에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함에 따라 그 구심점이라 할 수 있는 문화운동 또한 오늘날 침체의 길을 걷게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민예총의 문화운동이 새롭게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새 문화환경에 걸맞는 장기적 전망, 즉 현재에 걸맞는 담론과 철학을 반드시 모색·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전북민예총(회장 김영배)이 창립 10주년과 독립법인화 원년을 맞아 29일과 30일 전주한옥생활체험관에서 열고 있는 ‘2013 제10회 문화정책대토론회’의 현장. 지난 29일 체험관에서 ‘문화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문화운동’을 주제로 기조발제한 정희섭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소장은 “민예총이 주도한 문화운동은 당대 문화의 존재형태에 대한 문제제기와 억압적 정치현실에 대한 저항으로부터 시작됐다”며 “하지만 민주화 이후의 운동은 변혁에서 제도정치로의 변화, 민중의 실종, 재야에서 주류 그리고 언더에서 제도권으로 편입, 대항에서 대안으로 변화, 민예총 법인화를 통한 제도화 등 다양한 변화를 보였다. 그러면서 문화운동의 역할 또한 저항과 투쟁에서 반대와 비판, 감시와 견제, 견인과 참여, 거버넌스로 바뀌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는 진보적 문화운동을 대표했던 민예총이 동력을 잃고 그 위상과 역량이 급격히 쇠락함에 따라 문화운동 역시도 침체의 길을 걷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그는 이동연씨의 글을 빌려 “민예총은 사단법인을 통해 제도적 힘을 강화했지만, 운동조직으로서의 자율성을 스스로 포기하면서 예술운동이 사회운동의 수단과 도구가 아니라 가장 강력한 매개적 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설파하지 못했다”면서 “민예총의 운동들은 그런 점에서 두 가지 현실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첫째는 예술운동의 인식이 여전히 낡은 패러다임안에 갇혀 있어서 예술운동의 새로운 실천 토픽들과 내적 진보성에 대한 자기 정책이 부재하다. 또 둘째는 민주화 시기 이후 스스로 문화권력의 중심 장으로 이동하려는 욕망을 투사함으로써 예술운동의 이념과 예술가 등에 대한 소수자적 관점이 실종된 것이다”고 지적했다.

즉, 민예총의 한계가 곧 문화운동의 침체로 이어진 셈이다. 따라서 이날 토론회에서는 ‘문화운동’이 구 시대적 한계와 위기를 극복하고 오늘날의 새로운 프레임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운동의 중심, 운동의 주체, 운동의 대상에 대한 새로운 문제제기와 성찰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정 소장은 이동연씨의 글을 빌려 “예술가들의 진보적 환경을 적극적으로 찾으려는 행동 자체가 예술운동의 중요한 과정이며, 또, 박근혜 체제 하에서 문화운동은 문화복지 담론에 대한 헤게모니 투쟁의 투쟁, 진보정치의 문화적 재구성, 새로운 주체형성을 향한 문화적 역능의 발견이란 문제설정을 간파하고 구체적인 실천경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종관 충북민예총 이사장 역시 “지금의 문화운동 위기론의 실체는 전망의 부재함”이라고 지적하며 “과거의 방식이 과제 중심이었다면 새로운 문화운동은 삶을 재구성하는 방법론으로 존재할 가능성을 크게 열어 놓을 필요가 있다. 이것을 문화운동의 생태적 재구성, 문화운동의 재통합이라 부른다면 그럴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토론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현 시대에 맞는 새로운 문화운동을 위해서는 문화시설 단체 및 종사자의 처우 개선을 통한 문화복지 활성화, 예술인들의 복지증진을 통한 예술 활성화를 이뤄내는게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송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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