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정치 파워포인트]<6> 전북 새누리의 고립
[전북정치 파워포인트]<6> 전북 새누리의 고립
  • 박기홍기자
  • 승인 2013.04.29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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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암의 동아줄이..." 새누리 도당의 탄식

“답답합니다. 가슴이 꽉 막힌 것 같이….”

공석인 새누리당 지명직 최고위원 두 자리가 광주와 강원 몫으로 사실상 확정된 29일, 새누리당 도내 당원들 사이엔 긴 신음이 흘러나왔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전북은 ‘마(魔)의 10%’를 돌파해 호남 두 자릿수 득표율을 견인했지만 정작 호남 최고위원 몫이 광주에 돌아갔기 때문이다. 한 당원은 “이러다 전북 홀로서기는커녕 지역의 목소리조차 낼 통로가 완전히 막히는 것은 아니냐”고 걱정했다.

‘전북 새누리’의 고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가고 있다. 11개의 지역구 중에서 단 한 개의 금배지도 배출하지 못한 상황에서 중앙당 고위직조차 전북을 멀리하고 있어 “중앙당의 관심사에 지역현안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새누리당 안팎에선 지명직 최고위원 두 자리 중 하나는 전북에 배려될 것이란 낙관적 소문이 돌았다. 황우여 당 대표가 ‘호남 2석’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 도내 당원들의 여망에 힘을 실어줬다. 당에 마땅한 통로가 없는 전북 입장에선 당의 주요 결정을 좌우하는 최고위원 회의에 한 사람이라도 들어가는 게 큰 힘이다.

지난 2008년 이후 호남 최고위원 자리는 광주·전남의 몫이었다. 박재순 전남도당위원장이 지난 2008년 7월 호남 몫의 최고위원에 입성한 이후 정운천 도당위원장이 2010년 7월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뜻하지 않게 4개월 임기로 끝났다. 이후 이정현 최고위원이 호남을 대표하는 최고위원에 진입했고,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자리를 옮기자 후임에 유수택 광주시당위원장이 최고위원 자리를 꿰차게 된 것이다.

도내 11명의 당협위원장이 공동서명을 통해 ‘전북 최고위원 진입’을 호소했지만 이마저 무위로 끝나 당원들의 허탈함은 더한 실정. 도내 한 당원은 “전북 출신 최고위원 진입이 불발에 그쳐 안타깝다”며 “힘이 약해서…”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전북 새누리당 주변에선 “스스로 반성해야 할 점도 많다”는 자성론이 들린다.

전북 새누리의 외연 확장을 위해 과연 평소에 얼마나 열심히 땀을 흘렸느냐는 자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는 요지다. 전북도당의 ‘전북 살리기 운동’에도 후유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운천 도당위원장은 “전북엔 여야 경쟁이 없고, 야당 텃밭만 고수해 누가 책임지는 사람도 없으며, 여당이 실종됐다”며 ‘3무(無) 전북’이란 표현을 써왔다.

정 위원장은 “접경지역인 충남만 봐도 새누리당 국회의원 7명에 민주당은 4명”이라며 “세종시, 과학비즈니스벨트, 1인당 지역총생산(GRDP) 2위 등 영리한 지역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3무 전북’은 미래가 없다며 당원 2배 이상 확보 등 ‘전북 살리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기로 했으나 최고위원 불발 후유증이 당원들의 사기를 꺾을 경우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우려다. 한 당원은 “새누리당도 이제 전북발전을 위한 새로운 의제를 설정하고 지역민에게 진정성을 갖고 접근하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중앙당과 관심과 도당 차원의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홍기자 khpark@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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