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키우는 아날로그적 감성
책으로 키우는 아날로그적 감성
  • 한성천기자
  • 승인 2013.04.22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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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우표를 붙여봤어요. 카톡만 하다가 손으로 편지를 쓰니 느낌이 새로운데요.” 흥덕중학교(교장 김판용) 3학년 박슬비 학생이 상기된 표정으로 이 학교 독서우체국에서 우표를 받아 편지를 부치고 있었다. 학교 도서관 안에 우체국을 개설하고 독서를 통한 편지쓰기 교육을 실시하면서 이 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올해부터 ‘책 읽는 행복한 학교, 흥책망책 프로젝트’를 특색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는 이 학교는 지난 4월 23일에 특별한 우체국을 개설했다.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는 물론 협약 기관인 고창우체국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흥덕중학교 독서우체국’이 탄생한 것.

이 우체국은 김판용 교장의 제안을 고창우체국이 수용해 이뤄진 것으로 학교 도서관 안에 마련된 미니 우체국이다. 이곳에서는 앞으로 독서를 통한 편지쓰기 운동을 장려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된다. 이날 두 기관은 상호 협력을 위한 협약서(MOU)도 체결했다.

고창우체국은 학생들의 편지쓰기를 위해 우체통을 설치하는 등 행정·재정적 지원을 하고, 흥덕중학교는 날로 위축돼가는 지역의 우정사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 참여하기로 한 것이다.

김판용 교장은 “휴대폰 문자 메시지나 SNS만으로 소통하는 요즘 학생들은 편지든 일기든 세 줄 이상을 쓰지 못할 정도로 표현력이 부족하다”며, “이를 극복할 아날로그적 감성을 키우기 위해 이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족한 표현력을 읽은 책의 줄거리나 좋은 글귀를 옮겨 적으면서 기를 수 있고, 개발새발이던 학생들의 손 글씨 쓰기 능력도 함께 좋아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친구나 가족 등에게 편지를 씀으로써 학교 폭력이나 가족 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이 사업을 위해 학교 측은 네 종류의 엽서와 편지지, 편지 봉투 등을 제작했다. 그리고 고창우체국의 협조로 네 종류의 학교우표도 특별히 만들었다. 학생들을 주인공으로 한 흥덕중학교만의 특별한 독서 우정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또 이날 함께 개관한 쌈지문고도 이 학교만의 독특한 공간이다. 학생들의 왕래가 잦은 유휴 공간에 미니 도서관을 개설해 상시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예쁘게 단장한 ‘흥책마루’와 ‘망책마루’ 두 곳의 쌈지문고 도서는 모두 교직원과 학생들이 기증한 헌책으로 채웠으며, 앞으로도 기증 운동으로 도서를 채워나갈 것이라고 한다.

흥덕중학교 ‘흥책망책 프로젝트’의 구체적 사업인 독서우체국과 쌈지문고 활성화를 위해 활동 정도에 따라 학생들에게 독서 마일리지를 지급하고, 마일리지가 높은 학생에게 작가 탐방, 해외문화체험 등의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고 한다. 아울러 쌈지문고를 채울 중학생 수준의 도서도 기증받고 있다고 한다. 신간은 물론 중고서적도 가능하다. 문의는 흥덕중학교(562-6067)로 하면 된다.

한성천기자 hsc924@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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