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예술거리, 공감대 형성과 네트워크 구축 우선
동문예술거리, 공감대 형성과 네트워크 구축 우선
  • 송민애기자
  • 승인 2013.02.2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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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창작지원센터에서 ‘동문예술거리 활성화 집중검토회의’가 열렸다. 사진제공 동문예술거리추진단.

지금은 전주의 구도심을 상징하지만, 한때 동문거리도 중심도시로 번영을 누렸던 때가 있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약국·병원·의류·신발·음식점·학원 등이 넘쳐났던 시절. 1970년대부터 80년대까지 동문거리는 주 소비지로, 옛 도심의 핵심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지역 택지개발이 본격화됨에 따라 동문거리 역시 서서히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밀려났다.

사람들의 만남과 이야기가 샘솟았던 동문거리의 명성은 이제 단지 추억으로만 머문다. 이에 전주시에서는 전통적인 구도심으로 공동화의 상징인 동문거리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문화예술의 거리 조성사업’ 진행에 나섰다. 5년 동안 총 4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동문거리를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하고자 하는 것. 이를 통해 전주에 구도심을 활성화함은 물론이고 새로운 관광 인프라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렇다면, 정작 동문거리에서 거주하거나 활동하고 있는 주민, 상인, 예술가 등의 생각은 어떨까. 많은 주민들은 “문화예술의 거리를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문거리 주민들 간의 공감대 형성과 네트워크 구축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1일 창작지원센터에서 열린 ‘동문예술거리 활성화 집중검토회의’에 참여한 주민들은 400만 관광객을 돌파한 한옥마을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도시 낙후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하는가 하면, 공감대 형성 및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과 기초환경 개선 등과 같은 의견을 제안하기도 했다.

특히 다수의 주민들은 동문예술거리를 조성하기에 앞서, 무엇보다도 동문거리 주민들 간의 공감대 형성과 네트워크 구축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래면옥의 최정희씨는 “우선 동문거리 내 주민들부터 서로 인사하며 관계를 형성하고 소통해나가자”며 “1주일에 한 번 만이라도 밖에 나와서 서로 인사하고, 지나가는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인사하면서 자유로운 소통과 관계 형성의 기회를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다른 주민 역시도 “동문예술거리는 주민들이 단합하고 화합해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더욱이 동문거리의 경우 주민, 상인 예술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자칫 서로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도 있다. 때문에 자주 교류하고 소통함으로써 네트워크를 형성해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문거리의 기초적인 환경개선부터 진행해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전통문화마을의 양진환 사무국장은 “사람을 끌어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동문거리의 기초적인 환경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동문거리는 제대로 된 주차장이며, 기본적인 관광시설조차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이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관광객이 몰려올 경우 오히려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관광객이 찾아오고, 거주민이 보다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기초적인 환경개선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김공주씨를 비롯한 몇몇 주민들은 동문거리와 동부시장을 꼭 연계해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동부시장에서 사람구경하기가 참으로 힘들다. 이로 인해 여기서 장사하는 많은 상인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동문거리를 개발할 때 동부시장을 꼭 연계해 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동문예술거리의 목표와 방향성에 대한 명확한 설정, 동문예술거리만의 개성과 특색 필요, 관광객 입장에서의 거리조성 등과 같은 의견이 제안되기도 했다.

송민애기자 say2381@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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