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사업 가치에 눈떠야
문화예술교육사업 가치에 눈떠야
  • 김미진기자
  • 승인 2013.01.25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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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UP! 지역문화 JUMP! <7>

▲ 지난해 12월 열린 전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2013 성과공유 아카이브전시' 모습. 이 센터가 본격 운영되면서 지역내 문화예술을 통한 사람의 가치, 문화의 가치, 교육의 가치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전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제공
“인간은 본능적으로 미적 의식을 가지고 태어나며 말이나 글을 배우기 훨씬 전부터 예술과 관계를 맺는다. 어린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면 이들이 자연스럽게 예술적 형식으로 소통하고 있는 것을 보게된다.”(앤 뱀포드)

한 편의 영화가 세상을 바꾸는 사회, 한 편의 공연이 꿈을 안겨주는 세상. 자살과 학교 폭력 등 갈수록 피폐해져만 가는 현대사회를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학교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이 주목받고 있는 것. 이와 관련, 매년 5월 넷째 주는 유네스코에서 선포한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으로, 국내에서도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문화기반시설에서 다채로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예술교육에 대해 더욱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중앙의 정책변화에 발맞춰 지역의 문화예술교육의 범주도 크게 변하고 있다. 올해로 출범 3년차를 맞은 전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지역문화예술교육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이야기한다.

▲전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운영 3년, 그리고 변화

아직도 전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라는 이름을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이 있을까.

(사)한국예총 전북연합회가 운영주체로 올해로 3년차를 맞은 이곳은 지역의 특성에 맞는 문화예술교육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각 광역단위에 설치된 문화예술교육 전문기관이다.

지역예술단체가 광역지원센터로 지정된 곳은 전북을 비롯해 충남, 울산, 경북까지 총 4곳으로 나머지 광역자치단체는 문화재단이나 예술진흥위원회 등 공공재단의 성격을 띤 곳이 운영주체로 나서고 있다.

이처럼 도내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본격 가동되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문화예술교육사업에 대한 지역예술가들과 민간단체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 ‘전북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 양성’, ‘창의적 토요예술교육 네트워크’, ‘토요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등 각각의 교육 사업에 참여한 단체가 50여 곳 정도였다면, 올해는 80여 곳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것.

지난해 12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2층 전시장에서 열린 전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2012 성과공유 아카이브전시’에서는 문화예술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성과를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이에 대한 토론과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문화예술교육 전문가들의 소모임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기도 했다.

▲예술교육과 지역사회의 발전에 대한 시각차

평생교육이 지역사회의 경쟁력이라는데 이견을 달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문화예술교육이 진화하고 있음을 모르는 사람은 많다. 현재의 문화예술교육의 패턴은 지난날 주민자치센터나 문화의집에서 만날 수 있었던 한춤이나 댄스, 공예, 서예, 수묵화 그리기 등 단순하게 기술을 전달하고 연마하는 수준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숙자들과 함께하는 시민연극으로 내적 변화를 일으키거나, 자식을 위해 자신의 삶은 버리고 치열하게 살아온 수산물시장의 어머니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다가가는 치유의 문화예술교육이 대세다.

학교교육의 경우 그 반응이 더욱 민감한데, 전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지난해 하반기에 진행한 학교 문화예술교육 환경만들기 프로젝트 ‘즐거운 학교, 행복한 아이 지원사업’은 그동안 볼 수 있었던 장르별 문화예술을 가르치는 행위 중심의 프로그램과는 다른 기획으로 눈길을 끌었다.

총 10개의 학교를 선정해 진행한 이 프로그램은 친구들과의 소통과 갈등의 문제와 순화되지 않은 언어의 무분별한 사용, 주의력결핍, 행동장애 등과 같이 학교 교육이 당면한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학교 안 문화예술교육사업의 모델로서 긍정적인 성과를 도출해냈다.

이처럼 문화예술교육이 만들어내는 가치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높아지고 있으며, 철저하게 수용자 입자에서 생각해야하기에 더욱 복잡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단순하게 접근하는 문화예술단체나 문화 인력들이 많은 상황.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가치에 제대로 눈을 뜨지 못한 채 개인적으로 이력 한 줄 올리거나 공금을 받아 사업 한 번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덤벼들 경우에는 ‘엘 시스테마’와 같은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긍정적인 효과를 절대 기대할 수 없음은 분명해 보인다.

▲권역별 연계 거점 네트워크 필요…인력양성 및 재교육 확대 절실

그렇다면, 지역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떠한 지점을 고민해야하는 것인가.

현재의 광역지원센터의 운영만으로는 분명히 한계점이 있어 보인다. 광역지원센터가 행정적으로는 정부나 한국교육진흥원의 보조사업자 역할을 담당하는 것을 뛰어넘어 지역문화예술교육을 뿌리내리게 하는 기관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전북만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면 기초자치단체별로 가장 활발하게 문화예술교육사업을 펼치고 있는 단체나 기관을 찾아 권역별로 연계해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지역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의 개발과 기획, 운영의 역할을 더욱 강조시키는데 예산을 집중 투자하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군 문화담당 공무원의 마인드 변화는 물론, 현장에서 만나는 관리체계에 대한 교육이 선행돼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렇게 되면 광역센터는 역할분담을 통해 정책연구나 개발, 전문인력 양성 쪽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지역 내 문화예술교육에 관심 있는 인력들을 키울 수 있는 보다 상위클래스의 문화기획자나 코디네이터를 찾아보기 힘들뿐 아니라, 지역 대학 내 문화예술교육관련 커리큘럼이 부족한 것도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문화예술교육사 국가자격제도’와 관련한 도내 교육기관으로는 백제예술대와 예원예술대 총 2곳이 나설 예정이지만, 의미 없는 자격증만 남발되는 것은 아니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내 문화예술교육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예술강사와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재교육이 절실하지만, 이를 진행하기에는 광역센터의 운영예산이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점도 풀어야할 숙제다.

이와 관련, 전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올해 문화예술교육 인력들의 재교육 부문에 공을 들이기로 했다. 10년 넘게 문화예술 현장교육에 참여한 그룹, 새롭게 문화예술교육사업에 뛰어든 그룹, 학교예술강사 그룹 등 3개의 그룹으로 나눠 보다 깊이 있는 커리큘럼으로 단계별 가지를 튼튼하게 만들겠다는 각오다.

임진아 전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팀장은 “문화예술교육이란 예술을 도구로 사용해서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일로, 철저하게 대상중심의 프로그램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수용자 입자에서 다각도로 생각해야하기 때문에 재교육을 통한 인력양성은 물론, 문화예술교육은 결과보다 그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학교교육에도 지역전문가를 매칭, 기록하고 점검하는 일이 필수다”고 설명했다.

김미진기자 mjy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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