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냐 정권 교대냐
정권교체냐 정권 교대냐
  • 김남규
  • 승인 2012.12.06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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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냐, 정권교대냐’ 팟케스트 ‘나는 꼼수다’에 최근 올라온 방송 주제이다. 이번 대선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대한 도민들의 지지가 만만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권교체냐, 정권교대냐’라는 말이 더 의미 있는 말로 들린다. 하지만, 민주당의 긴장감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민주당도 자신들의 독주와 독점의 폐해를 인정한다는 것일까? 아니면 아직 새누리당의 지지도가 자신들의 국회의원 자리를 위협할 만큼이 아니기 때문일까?

민주당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도민들의 실망감에 대대 심각한 자기반성이 보이질 않는다. 문재인 후보가 참여정부시절 호남 홀대의 중심에 있었다는 지적에 “참여정부 시절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섭섭한 마음을 준 것 같다”는 말을 남겼을 뿐이다. 도민들의 닫힌 마음을 어루만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말이다. 지난 총선에서 전북지역 다선 의원들을 낙마시키며 표현된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제대로 전달되지도 않은 것 같다. LH 경남 이전으로 상처받은 도민들의 자존감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고 있는 새만금 공약 말고는 새로울 것이 없는 것이 문재인 후보의 전북 행보이다. 진작부터 후보단일화 논의에 매몰되지 않을까 우려를 해왔다. 안철수의 입만 바라보고 국민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면 정권교체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해왔다.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전북도민들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이명박 정권에서 박근혜 정권으로 넘어가는 것만 정권교대가 아니다. 전북홀대와 도민들의 삶에 비전을 주지 못하는 민주당의 행보가 계속된다면 도민들의 눈에는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 역시 똑같은 정권교대로 비칠 뿐이다.

민주당은 작은 것 하나부터 제대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예식장 불법영업 도의원 하나 징계 못하고 외치는 정치 개혁은 헛구호에 지나지 않을 것이며, 기본적인 노동조합 활동조차 보장 못 하는 시내버스 사주들의 문제에 답을 주지 못한다면 경제민주화 공약 역시 실감할 수 없는 구호에 불과하고,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서 전북의 지방교부금이 가장 많이 줄어든 사태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고 지방분권을 이야기를 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슬그머니 김제로 물류센터를 확장 이전한 대상그룹에 대해 사업조정을 미루고 있는 중소기업청의 태도를 방관하면서 말로만 중소상인 보호를 외칠 것이 아니다. 정권교체는 구호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픈 이들의 마음과 상처 속에 살아 있어야 한다. 도내 국회의원들은 문재인 후보의 뒤만 따라다닐 것이 아니라 지역 현장에 들어가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정권교체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고단한 국민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구 보수세력의 집권연장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2007년 대선 결과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설 때 ‘정치 세력의 선순환을 통해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다면 긴 안목으로 볼 때 또 하나의 역사적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을 위로했다. 합리적 보수세력의 집권을 기대했고 성공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담했다. 나라를 측근과 친인척의 재산증식을 위한 수단 정도로 인식하는 정말 몰상식한 세력들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최소한의 상식도 없는 몰염치한 집단들이 운영한 국가경제는 결국 파탄에 이르렀다. 이보다 더 처참하고 암담할 수 있을까?

이번 선거는 과거 참여정부를 심판하는 선거가 아니다. 민주당 문제인 후보가 참여정부의 핵심 인사인 것은 맞다. 그에 대한 혹독한 평가 역시 필요하다. 그러나 참여정부에 대한 심판의 결과로 이명박 정부가 탄생했고 이제는 이명박 정부를 심판할 차례이다. 이명박 정부의 비호를 받으며 죽은 자의 무덤을 파헤쳐서라도 참여정부의 책임을 묻겠다는 식의 똑같은 정치세력들에게 국민의 미래를 다시 맡길 수 없다.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할 수 있었던 것이 IMF 때문이라고 하지만 거꾸로 김영삼 정권과 보수 세력이 만들어 놓은 IMF 때문에 민주정부 10년 동안 혹독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 걱정되는 것은 정권교체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명박 정부의 뒷설거지’를 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나날이 계속 될 것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단순한 구호, 선거 구도로서 정권교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의 삶에 의미심장한 미래를 열어줄 수 있는 정권교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김남규<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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