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익은 소리와 황홀한 가야금 선율의 조화
농익은 소리와 황홀한 가야금 선율의 조화
  • 송민애기자
  • 승인 2012.10.23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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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 무렵, 아버지와 고모에게 어깨너머로 가야금을 접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소년은 그것이 운명인지도 모른 채 우리 소리와 가야금 선율에 푹 빠져들었다. 그렇게 제대로 된 소리 하나 찾고자 길을 떠난지도 어언 50여 년. 척박한 시절에도 한눈팔지 않고 오롯이 우리의 소리를 지켜온 소년은 길고 오랜 세월 끝에 비로소 가야금과 소리의 완전한 조화를 이루는 명창으로 거듭났다. 바로, 남자 가야금 병창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강정열 명창(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이다.

평생을 가야금과 소리에 바쳐 온 강정열 명창이 27일 오후 4시 전주전통문화관에서 가야금 병창의 진수를 선보인다. 이날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였던 고 정재국 명인에게 사사한 ‘심청가 중 황성 올라가는 대목’을 이수자 및 전수자들과 함께 연창으로 펼쳐 보인다.

‘새타령’을 시작으로 ‘시나위 산조’, ‘단가 녹음방초’, ‘춘향가 중 사랑가’ 등을 차례로 연주, 농익은 소리와 황홀한 가야금 선율의 조화를 선보인다. 또한,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심청가 중 황성 올라가는 대목’을 통해 구성진 소리와 연주를 들려줄 예정이다. 특히 무형문화재 제9호 고법 보유자인 이성근 명인과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5호 호남살풀이춤 동초수건춤 예능보유자인 최선 명무가 함께해 더욱 깊이 있는 무대를 선사한다.

치열하고 뜨거운 노력으로 득도의 경지에 오른 예인의 빛나는 예술혼을 만날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다.

한편, 강정열 명창은 1950년 전북 남원시 보절면에서 태어났다. 무형문화재였던 고 정재국(달영) 선생을 비롯해 서공철, 진만국, 성금연, 강순영 등 당대의 기라성 같은 가야금 명인들을 사사했으며, ‘제11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기악부 장원’, ‘전라북도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문화공로상’, ‘제10회 전주시 문화예술상’, ‘경주신라예술제 국악대제전 제18회 대통령상’, ‘목정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 2001년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로 지정됐고, 현재는 전수관을 운영하며 전북대학교 및 원광대학교 그리고 전주예술고등학교 등에 출강 중이다.

송민애기자 say2381@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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