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도심에서 추격전 벌인 10대들
전주 도심에서 추격전 벌인 10대들
  • 김상기기자
  • 승인 2012.09.20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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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대 청소년 4명이 창원에서 훔친 차량. 전주 도심 한복판에서 경찰과 추격전을 벌인 흔적이 역력하다.

19일 오후 7시25분께 전북지방경찰청 112범죄신고센터에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소재 상산고등학교 앞 노상에서 휴대폰를 갈취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 A씨는 10대로 추정되는 4명이 강제로 자신을 차량에 태운 뒤 위협을 가하며 휴대폰을 빼앗았다는 것이었다.

A씨의 신고에 따라 경찰은 용의 차량 수배에 돌입했다.

그리고 90여분이 지난 이날 오후 8시55분께 효자동 바울교회 앞 노상에서 용의차량으로 추정되는 차량을 발견한 경찰이 검문을 시도하려 했다.

경찰이 검문을 하기 위해 차량의 정차를 요구했지만, 운전자는 검문에 불응한 채 굉음을 내며 시내쪽을 향해 차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경찰 순찰차와 용의차량간에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전개됐다.

천변∼남부시장∼ 영화의 거리로 이어지는 도심 거리를 용의차량은 25분여 가량 광란의 질주를 서슴치 않았다.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차량이 발견된 관할구역인 효자파출소뿐만 아니라 화산지구대, 남문지구대 등에서도 순찰차량이 잇따라 용의차량 추격을 위해 출동했다.

광란의 질주를 하면서 이들은 임산부가 탑승했던 차량과 외제차를 들이받기도 했다. 도주 차량을 도로 가장자리로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순찰차와 부딪치기도 했다.

지리에 밝지 못했던 이들은 길이 좁고 차가 밀리는 도심거리로 달아나면서 곳곳에서 좌충우돌했다.

경찰의 공조 추격을 뿌리치지 못하고 이날 오후 9시20분께 전주시 다가동의 한 주유소 앞에서 마침내 도주차량이 붙잡혔다.

이들이 타고 도주한 차량은 후미가 심하게 손상된 상태였다. 추격 당시의 긴박함을 반증해 주는 듯 했다.

경찰이 이들을 붙잡고 보니 도시를 한 동안 공포로 몰아넣었던 범인들은 놀랍게도 중학생들이었다.

경남 창원에 살고 있던 중학교 3학년 김모(15)군 등 4명은 서로 친구사이로, 하루 전인 18일 오전 3시께 창원에서 임모(45)씨의 차량을 훔쳐 면허도 없는 상태에서 전주까지 몰고 왔다.

전주소년원에 있는 동생을 면회하기 위해서였다. 전주에 온 18일 오전 10시께는 전북대학교 앞에서 ‘전화 한 통화 하자’며 휴대폰을 빌린 뒤 그대로 달아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 4명을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추격전이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져 자칫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신속한 공조체제를 구축해 다행히 큰 피해 없이 도주차량을 검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상기기자 s4071@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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