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재해예방을 위한 저탄소 녹색성장
기상재해예방을 위한 저탄소 녹색성장
  • 김세천
  • 승인 2012.09.11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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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9일, 서해상을 따라 북상한 태풍들 가운데 가장 강한 태풍인 제15호 태풍 볼라벤(BOLAVEN)이 웅진반도 부근에 상륙한 후 연이어 제14호 태풍 덴빈(TEMBIN)이 남해안으로 상륙했다. 그 중 태풍 볼라벤이 완도에서 기록한 초속 51.8m의 바람은 역대 5위에 해당할 정도로 강한 것이었다. 광주 무등봉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는 초속 59.5m가 기록되기도 했고, 태풍 볼라벤이 휩쓸고 간 전북지역의 피해는 매우 심각하고 우리의 생존문제까지 위협하였다. 8월 30일 기준 전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6명이 숨지고 재산피해액은 183억2천4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볼라벤'의 영향으로 32만 1천여 가구가 정전됐고 전신주 케이블 20여㎞가 파손되면서 가입자 3천300여명의 인터넷과 유선전화가 먹통이 됐다. 특히 농업시설 274㏊가 강풍 피해를 입는 등 농작물 피해면적은 2천700㏊를 넘어섰다.

이렇게 우리나라에 해마다 피해를 주는 볼라벤 같은 태풍에 대해 알아보면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 할 수 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을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개수는 줄었지만 강도는 더욱 세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태풍의 세력 변화는 해수면 온도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제주 서귀포의 연평균 수온은 1990년대 18.4도에서 2000년대 19.0도로 0.6도 상승했다. 이는 해수면 온도가 높을수록 수증기가 많이 발생해 태풍에 에너지를 더욱 많이 공급하는 것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석연료남용은 지구온난화 주범

그러면 이러한 해수면 온도의 상승은 왜 일어나게 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요즈음 이슈가 되고 있는 지구온난화 현상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 급격한 경제성장과 이에 따른 과도한 화석연료의 남용이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의 급격한 상승과 동시에 지구온난화를 유발시키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 정부 간 위원회는 CO2 평균농도 상승이 현 추세대로 지속된다면 2050년경에는 550ppm, 지구의 평균온도는 약 3도가 상승할 것이며, 금세기 말에는 평균온도가 최대 6.4도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 하였다. 빙하기와 간빙기의 평균온도 차이가 5~6도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금세기 말에는 생물뿐 아니라 인류의 생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온실가스 감축은 인류의 생존을 위한 가장 시급한 현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지구 온난화 현상을 막기 위해선 어떠한 접근 방법이 필요한 것일까? 이러한 해결책의 하나로 요즘 대두되고 있는 것이 저탄소 녹색성장이다. 이는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기후변화와 환경훼손을 줄이고 에너지 자립을 이루며, 청정에너지와 녹색기술의 연구개발을 통하여 경제위기를 타개하고 신 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개념이다. 이러한 저탄소 녹색성장은 이미 여러 선진국에서도 많이 도입되어 왔던 정책이다.

-지구온난화 예방은 저탄소 녹색성장

유럽연합에서는 온실가스 규제같은 환경규제를 통해 연합내 녹색시장을 창출하였다. 또한 미국은 차세대 녹색기술인 태양열 발전, 목질계 바이오에탄올(농업부산물 및 산림목재를 이용하여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는 기술), IGCC(석탄을 액화 및 가스화하여 얻어지는 에너지)등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 같은 경우 국가적 정책차원에서 후쿠다 비전같은 저탄소사회 달성을 위한 녹색기술 개발에 주력하였다. 또한, 중국은 거대한 자국 시장을 통한 글로벌 기업을 육성하여 태양전지 분야 세계 2위, 풍력터빈 분야 세계 7위로 각 나라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다.

도시개발 패러다임의 변화도 필요하다. 저탄소 녹색도시계획을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화, 자원재활용 및 신재생에너지 도입이 필요하다. 또한 녹색교통체계와 물 순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공원녹지와 자연생태공간확보는 필수적이다. 더불어 바람길을 이용한 도시열섬현상 완화도 녹색도시조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꼭 이러한 큰 틀의 노력이 아니라도 우리 일상생활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일단 전기를 아끼려고 하는 노력도 하나의 녹색성장이라 볼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의 대부분은 화력발전소에서 만들어 지는 것이 현실이고, 전기를 만들기 위해선 많은 양의 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물건을 아끼는 것도 녹색성장 실천이라고 볼 수 있다. 모든 물건은 공장에서 생산이 되는데, 이 물건 자체에 석유가 들어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전기를 이용하여 생산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또한 나무를 심고 조경을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데, 이 나무들이 광합성을 함으로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산소를 배출해 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리 일상생활의 작은 노력들이 모여서 지구 온난화 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어야 하겠다. 아낌의 실천이라는 중요한 것을 무시하고 과거의 전철을 그대로 밟는다면, 앞으로 볼라벤 이상의 더 강한 기상재해가 우리에게 다가올 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번 태풍의 피해가 우리에게 준 교훈을 마음속에 잘 새기고, 일상생활 속의 아낌을 실천할 때이다.

<김세천 전북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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