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영향분석평가...용어부터 체감도 낮아
성별영향분석평가...용어부터 체감도 낮아
  • 김미진기자
  • 승인 2012.07.2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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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주류화 전략‘, ‘성별영향분석평가’, ‘성인지 통계’, ‘성인지 예산’….

생물학적으로 다른 여성과 남성의 독특한 요구와 경험, 그리고 실제적인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해내는 방법. 그것이 바로 성인지적 관점이다.

이 같은 성인지적 관점을 도입한 정부의 여성정책용어가 바로 위에 나열된 단어들로, 제도화 된지 수년이 지났다. 해당분야의 전문성이 없는 경우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 단어들이지만, 우리 생활에 접목해보면 그리 어려울 것도 없는 이야기들이다.

예를 들어 휴게실과 영화관 등의 공공장소에서 남녀가 화장실에 갈 경우다. 화장실에 체류하는 시간은 보통 여자가 남자보다 길다. 화장을 고치고, 함께 데리고 간 아이를 돌보는 등 여자가 훨씬 긴 시간을 사용한다. 이런 관점을 적용해 여자 화장실을 보다 넓게, 변기의 숫자도 더 많이 배치하는 것이 바로 성 인지적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방법이다.

또 남성 화장실에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해 아빠와 함께 가는 화장실을 설치한 지자체나 객차 안 손잡이 높낮이를 10㎝ 차이로 번갈아 설치하고 의자 중간이 기둥을 세우는 방향으로 개선한 도시철도공사, 보여 주기 식 행정에 들어가는 예산을 최소화시켜 보육과 양질의 여성정책 예산으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한 지역의 여성 활동가 등의 이야기도 모두 성별영향분석평가가 적용됐기 때문에 만들어진 사례들이다.

이처럼 ‘성별영향분석평가’는 정책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반영해 정책의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성 평등한 정책을 만드는 제도를 말한다. 이 제도는 여성발전기본법에 근거해 2004년부터 추진되면서 남녀 차별적 정책 위주에서 시작해 시설개선 등으로 이어지면서 제도 개선을 이끌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반시민에게 낯설기만 한 용어임은 분명하다. 담당 공무원들도 이제 겨우 아는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성별영향분석평가가 적용된 위의 사례처럼 시민이 참여하고, 시민이 체감하는 삶의 경험이 반영될 경우 지역사회의 정책의 변화는 내용면에서 충실해질 수 있음은 분명하다.

가장 중요한 지점은 ‘여성정책’이라면 막연하게 거부감을 드러내는 이들에게 여성과 남성을 나누는 이분법적인 정책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시키는 일.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대명제 아래 여성뿐 아니라 남성의 특성과 요구도 함께 살펴 성별에 따른 정책수요를 충족시켜 나가는 일이 시급해보인다.

김미진기자 mjy308@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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