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은 죽지 않았다. 안드리 셰브첸코(디나모 키예프)가 조국 우크라이나에 유로 첫 승을 선물했다.
우크라이나는 12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웨덴과 유로 2012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혼자 2골을 몰아친 셰브첸고의 활약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공동 개최국 자격으로 유로 본선에 첫 발을 디딘 우크라이나는 기분 좋은 승점 3점을 챙겼다.
선제골을 스웨덴의 몫이었다. 후반 7분 킴 칼스트롬(리옹)의 크로스를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AC밀란)이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왕답게 감각적으로 밀어넣었다.
우크라이나의 역전승을 이끌어낸 것은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불태우고 있는 셰브첸코였다. 1999년 AC밀란에 입단한 셰브첸코는 득점왕과 발롱도르(2004년) 등을 휩쓸며 '무결점의 스트라이커'라는 애칭을 얻었다. 하지만 2006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로 이적한 뒤 슬럼프에 빠졌고, 2009년 디나모 키예프로 이적하면서 팬들의 뇌리에서 지워졌다.
하지만 클래스는 여전했다. 후반 10분 안드리 야르몰렌코(디나모 키예프)의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으로 연결, 동점골을 뽑아내더니 후반 16분에는 예브헨 코노플랸카(드니프로)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어 승부를 갈랐다.
셰브첸코가 후반 36분 아르템 밀레프스키(디나모 키예프)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나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우크라이나 팬들은 기립 박수로 영웅의 부활을 환영했다. 셰브첸코도 경기 후 "허리 부상 탓에 6개월 전까지 대회 출전을 상상하지도 못했다"면서 "10년은 젊어진 기분이다. 성원해준 팬들 덕분에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출전했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프랑스와 잉글랜드의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프랑스의 파상공세를 힘겹게 막아내던 잉글랜드가 전반 30분 졸리온 레스콧(맨체스터 시티)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지만 프랑스도 전반 39분 사미르 나스리(맨체스터 시티)가 동점골을 뽑아냈다.
프랑스로서는 아쉬운,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빠진 잉글랜드로서는 다행인 무승부였다. 볼 점유율 60%를 기록한 프랑스는 시종일관 잉글랜드를 몰아쳤다. 19개의 슈팅(잉글랜드 3개)을 때렸고, 그 중 15개가 유효슈팅(잉글랜드 1개)으로 기록될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였다.
프랑스의 로랑 블랑 감독은 "우리는 실점 이후에 본 모습을 되찾았다. 후반에 그리 많은 기회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두 번째 골을 넣을 수 있었다"면서 "승리하지 못해 실망스럽지만 패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노컷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