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정보취득 과정 건강하십니까
교육감 정보취득 과정 건강하십니까
  • 소인섭기자
  • 승인 2012.06.06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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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도내 한 초등학교가 모둠활동을 하면서 아파트별로 자리를 배치했다고 해 논란이 일었다. 외형상 빈부격차가 드러나는 신도심 지역서 발생한 사건이어서 파장은 불 보듯 했다.

김승환 교육감은 지난 4일 부교육감과 국·과장 등 COO(최고운영책임자)가 포진한 확대간부회에서 “아이들 자리를 사는 곳 별로 앉혔다는데 과장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었다. 간부들은 “필요에 따라 그럴 수 있다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답변했다.

이 사안은 교육감, 장학관에 의해 사실관계가 드러났다. 조사 결과 방과후 활동을 위해 만나기 쉬운 아이들끼리 스스로 팀을 구성했다는 것이다. 교육감은 그러나 보고를 받고 고개를 갸우뚱했다고 전해진다.

이날 도교육청 비서실은 회의 내용이 일부 언론에 알려지자 발칵 뒤집혔다. 마치 내부고발자라도 찾겠다는 양 야단법석이었다. 교육감이 왜 확인하지 않은 정보를 교육청 수뇌부 회의에서 공론에 부쳤고, 교육감은 왜 조사결과에 갸우뚱했을까는 안중에도 없다.

먼저, 교육감의 ‘안테나’가 과연 건강한가를 묻고 싶다. 교육감은 소통 도구로 페이스북 등 SNS를 활용하고 있다. 현장 목소리도 듣는다. 교육청 홈페이지 ‘교육감에 바란다’는 ‘억울한’ 교육수요자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온·오프라인 둘 다에 귀가 열려 있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교사가 의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교육감의 최초 정보와 다르게 결론이 나고 있지만 교육감은 마치 사실로 규정하고 정책결정권자들에게 의견까지 물었다. 이는 의도하지 않았다 해도 마치 정부가 인사를 앞두고, 또 검찰이 수사선상에 오른 사안을 언론에 흘려 여론을 떠보거나 아예 ‘여론재판’으로 가는 양태와 무엇이 다른가. 정보 정확도는 얼마나 되나.

교육감은 왜 갸우뚱했을까. 소수의견이지만 믿을 만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 초 취임한 교장만 조사하지 말고 교사와 학부모·학생을 대상으로 탐문해야 한다는 지적도 타당하다. 교육감은 (위화감을 조성하는) 자리배치에 불만을 품은 학부모가 자녀의 주민등록을 옮겨 다른 학교에 입학시켰다고 했다. 말하자면 지난해 일이다.

교육감의 정보라인은 건강한지, 간부회의석상은 소문을 재판하는 곳인지, 이번 사안에 대한 조사는 명확한지 묻는다. 몇 시간 뒤면 알려질 회의 내용을 발설한 공무원을 ‘마녀사냥’하는 공직사회를 보게 돼 무엇보다 씁쓸하다.

소인섭기자 isso@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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