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완주 통합’작업의 順航을 기원하며
‘전주·완주 통합’작업의 順航을 기원하며
  • 박기영
  • 승인 2012.05.10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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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0일 전주시와 완주군 그리고 전라북도 등 3개 자치단체의 단체장들은 지금껏 허공만을 맴돌아 오던 전주·완주 통합에 대한 공동건의서 제출문제에 합의를 도출하였다. 그리고 정해진 일정대로라면 전주·완주 통합작업의 진행은 해당 지역주민들의 의견수렴과 관계기관의 검증을 거쳐서 2013년 6월 통합 여부가 확정되고 2014년 7월 새로운 통합 자치단체로 출범하게 된단다.

1935년 전주시와 완주군이 분리된 불행한 과거사는 차치하고라도 지난 ‘95년 정부가 추진했던 도·농 통합정책이 추진되었을 때 아차 했던 판단착오 때문에 지금까지 퍼부어 온 기회비용과 누적된 아쉬움들을 생각하면 만감이 교차되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한 마디로 지역통합 내지 조직규모의 거대화는 현대사회에서의 범세계적 경향이다. 또한 고전적 행정관리이론에 의거해 보더라도 행정이 추구하는 최우선적 가치인 능률성과 효과성의 성취문제는 분업화, 전문화, 표준화 등에 의해 가능해 지는데 이러한 현상들은 기본적으로 규모의 확대와 업무량의 증대를 전제로 하고 있는 바 이다.

때문에 전주·완주 통합문제는 짧게는 ‘12년 전북권의 톱 이벤트로 평가되어질 것이지만, 좀 더 길게 본다면 그것은 새만금개발 사업과 함께 21세기 초반 전북권의 지역사로 대변되는 양대 사업의 하나로 엄존되어질 것이 확실하다.

하여 세인들의 표현을 빌려 보자면 통 큰 양보를 한 전주시장이나 통 큰 동의에 서명해 준 완주군수나 또 인내와 지혜를 갖고 합의를 도출해 낸 전북지사 모두가 이 번 합의과정에서의 주연들이다. 사연이 그럴진대 마음 같아선 이들 모두가 연말에 포상되는 ‘자랑스런 전북인’상의 공동 수상자가 되었으면 싶어진다. 그것도 지역주민의 이름으로 말이다.

그러나 전주·완주통합은 무조건적 통합이 아니라 10개 항의 상생발전사업의 선결을 전제한 조건부 통합이다. 물론 그 내용들을 일별하여 보면 모두가 명분이 뚜렷하고 또 구구절절이 의당한 것 사안들이다. 허지만 그 선결 사업들을 아무리 성실하게 이행한다고 하더라도 보는 시각과 처한 입장에 따라 그 추진실태에 대한 해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고 또 통합 자체를 우려하는 무리들의 준동도 충분히 예상되고 있는 바이다.

따라서 모처럼만에 어렵사리 얻은 이 기회에 전주·완주 통합을 완성시켜 버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합의 당사자들이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하겠고 또 문자 그대로 진정성 있게 선결 사업들을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더불어 그러한 과정에서 행여 통합을 우려하는 기성 정치집단이나 시민사회단체를 빙자한 준 정치집단 혹은 기득권세력들의 준동을 철저하게 제어하면서 그들의 책략이 원초적으로 발아될 수 없도록 불모적 토양과 환경을 숙성시켜야 하리라고 생각된다.

또한 통합 합의과정에서 혹여 통합 그 자체에만 몰입한 나머지 간과되었거나 또 숙고되지 못하였던 사안들이 있었다면 이제라도 상생을 전제로 한 이성적 판단에 근거하여 이전에 있었던 전남도청 이전이나 무안공항 신설과 같은 우행을 답습하는 아생살타(我生殺他)적 착오를 반복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전주시와 완주군이 통합 자치단체로 새로이 출범한다면 통합자치단체는 새로이 마련된 종합발전 구도에 의하여 지역적 역할과 기능이 배분, 분담되고 또 조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통합에 맞추어 전주시와 완주군은 명실상부하게 전북발전을 견인하는 지역 중심도시가 되도록 전력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는 이들 지역과 인접하여 있지만 이미 타 지역에로 영향권이 전이되어 지고 있는 지역들, 즉 진안, 임실, 순창, 무주, 장수, 남원 등지에로 전주권역의 세력권을 확장, 강화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전주권역에 있어서 기존의 전주-익산-군산 벨트는 말하기 좋게 연담도시권이라고 칭명되고 있을 뿐 전주권이 그 중심일 수는 없다.

그리 될 때 통합도시 전주·완주는 광역도시도 될 수 있고 거점도시도 될 수 있으며 또 광복 당시 우리나라 6대 도시급 위상에서 36위급 도시로 전락한 현실에서의 화려한 탈출도 가능해질 것이다.

<‘전주·완주 통합’작업의 順航을 기원하며 박기영(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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