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호 “장애는 조금 불편한 것에 불과”
장성호 “장애는 조금 불편한 것에 불과”
  • 박진원기자
  • 승인 2012.04.19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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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장성호씨
“장애는 단지 불편한 한가지에 불과합니다.”

20일은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하고 장애인의 재활의욕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제32회 장애인의 날.

지적장애 2급의 장애를 딛고 성실하고 열성적인 근무로 직장에서 가장 모범적인 직원으로 통하는 장성호(45)씨.

정읍시 신태인 소재 오리육가공업체인 (주)팜덕이 그의 직장이다.

청년실업자 100만명 시대로 불릴정도로 취업대란이 빚어지고 있지만 장씨는 부인과 두 자녀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안정된 직장근무로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장씨가 오늘의 안정된 삶을 갖기까지는 실직이라는 고통과 아픔을 극복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10여 년 전의 암울했던 당시를 떠올리면 지금도 꿈만 같다.

“그때 아이가 4살, 2살로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데 실직을 당해 앞이 캄캄했습니다”

지난 1998년 금융위기 여파로 쌍방울이 부도나면서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었다. 막노동을 하려 해도 실직자들로 넘쳐나는 마당에 비장애인이 아닌 장씨가 설 자리는 없었다. 하루하루 들려오는 얘기는 실직한 가장들의 자살이라는 암담한 소식이었다. 하지만 장씨는 어려울수록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도 장애를 가진 그로서는 마땅한 취직자리를 얻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친인척이 소개한 식당 아르바이트를 구한 뒤 가족을 전주에 남기고 서울로 상경했다. 아르바이트 일당으로 근근이 하루하루를 버텨가면서도 일어설 수 있다는 의지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회사 부도, 일용직, 뇌출혈 등 잇따른 악재와 지적장애라는 악조건도 그의 재기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취업하면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취직할 수 있다는 희망도 버리지 않았다.

장씨는 중증장애인 직업재활지원사업을 통해 드디어 2010년 10월 1일 정읍시 신태인 소재 오리를 가공하는 (주)팜덕에서 그토록 소망했던 일자리를 구했다.

장씨는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단지 불편한 한가지에 불과하다”며 “그러나 우리 사회는 장애인은 일을 못한다. 고용하면 힘들다는 등 막연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그는 “주위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동료가 있지만 장애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며 “또한 비록 장애를 가졌지만 산업역군으로서의 열정은 누구 못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실직으로 10여 년 동안 힘든 생활을 보낼때 그에게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 준 사람은 바로 그의 아내다.

보육교사 자격증까지 따고 어린이집에서 일하면서 맞벌이를 하면서 가정경제에 큰 보탬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도와준 아내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회사 동료 강정오 대리는 “회사에서 가장 신뢰받고 일 잘하기로 소문난 사람이 장성호씨다. 우리 회사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일꾼이다”며 “우리 회사도 처음에는 장애인 채용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지만 막상 채용해 보니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강 대리는 “기업들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벌이고 채용의 문을 열어주는 기업문화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박진원기자 savit57@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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