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전주여" 전태풍, KCC와 아쉬운 작별
"아! 전주여" 전태풍, KCC와 아쉬운 작별
  • /노컷뉴스
  • 승인 2012.03.1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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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풍(32, 전주 KCC)의 뇌구조를 분석해보면 오직 한가지 생각 밖에 찾아낼 수 없다. "다시 전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 뿐이다.

전태풍은 최근 악몽과도 같은 나날을 보냈다. 6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왼쪽 허벅지 뒷쪽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6강 상대는 울산 모비스, 특히 자신이 라이벌이라 생각하는 양동근이 있는 팀이라 이기겠다는 열정이 극에 달했지만 부상 때문에 전주 1,2차전에서 단 1분도 코트에 설 수 없었다.

전태풍도 1,2차전 결장을 예상하고 있었다. 애초에 복귀 시기를 3차전으로 생각했다. KCC가 홈 2연전에서 연패를 당하자 고민은 확신으로 변했다.

3차전 출전을 위해 두차례 침을 맞기도 했다. 미국에서 오래 생활한 전태풍이 침을 맞아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태풍은 "이제는 아파도 아프다고 말안할 거에요. 침맞을 때 너무 긴장해서 온몸이 땀으로 젖었어요"라며 너스레다. 그래도 경기에 뛸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전태풍은 1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3차전에서 마침내 코트로 돌아왔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으로부터 "복귀하면 경기 판세를 바꿀만한 선수"라고 평가를 받았던 전태풍이다.

경기 전 만난 전태풍은 "오늘 무조건 이길 거에요. 무조건 전주로 돌아가요"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경기감각이 크게 떨어져있지만 허재 KCC 감독은 전태풍을 주전으로 기용했다. 승부사 기질이 남다른 허재 감독은 전태풍의 마음을 잘 알고있다. "아껴둘 게 뭐 있어. 처음부터 신나게 뛰라고 하는거지"라고 말했다.

전태풍은 경기 초반 중거리슛을 성공시켜 이날 양팀의 첫 득점을 만들어냈다. 곧이어 3점슛도 림에 꽂았다. 제대로 분풀이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다.

유재학 감독은 경기 전 "다른 게 걱정이 아니다. 전태풍이 돌아오면 KCC 선수들 전체 사기가 올라올 것이다. 그 부분이 신경쓰인다"고 말했다. 전태풍의 복귀는 주전 가드의 복귀 이상의 의미를 담고있다.

하지만 몸 상태가 100%는 아니었다. 하체가 뒷받침되지 않다보니 특유의 현란한 돌파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부상 우려 때문에 전반에는 경기에 뛰는 시간만큼 벤치에 앉아있는 시간도 많았다. 부상이 악화돼 후반에는 아예 코트에 서지도 못했다.

결국 KCC가 모비스에 패하면서 3연패로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어떻게든 전주로 돌아가겠다던 뜻과는 달리 전태풍은 울산에서 KCC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 당시 3년을 채우면 반드시 타팀으로 이적해야 한다는 약속이 있었다. 전태풍은 귀화혼혈 선수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아쉬워했지만 규정이 바뀌진 않았다.

이제 전태풍은 그 어디보다 농구 열기가 뜨겁고 또 자신을 열렬히 지지해준 전주 팬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게됐다. 또 3년동안 동고동락했던 동료들과도 원하지 않는 이별을 해야한다. 코트를 떠나는 전태풍의 어깨는 힘이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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