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논술〕무한 경쟁은 불행의 씨앗
〔지상논술〕무한 경쟁은 불행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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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3.0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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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경쟁은 불행의 씨앗

- 원광여고 2학년 백은화

스프링처럼 폴딱폴딱 뛰는 특성이 있는 ‘스프링벅’은 아프리카 초원에 사는 양이다. 무리를 지어 사는 습성 때문에 초원의 풀은 많은 수의 양들에 의해 먹혀진다. 그런데 아프리카에도 건기와 우기가 있어 어느 시점이 되면 풀의 양이 줄어들게 된다. 그러면 양들은 풀을 먹기 위해 앞쪽으로 나아가고 좀 더 나아가고 앞으로 나가게 된다. 처음에는 풀을 먹기 위해 한발짝을 나갔는데 나가고 더 나아가다 보니 속도가 붙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들은 달리기 시작하고 왜 나가는지도 모르고 옆에 있는 양과 달리기 경쟁을 하게 된다.

이 경쟁이란 것이 우리가 보기에 좀 웃길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양들은 처음에 풀을 먹기 위해서 내디뎠는데 나중에 앞의 양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그래서 결국 수백 수천 마리의 양들은 부질없이 경쟁을 하며 전속력으로 내달리게 된다. 결국 깊은 바다가 있는 벼랑까지 달리다가 떼죽음을 당하게 된다고 한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양들의 목적은 풀을 먹기 위해서였는데 무엇이 이 사랑스러운 양들을 벼랑 끝으로 몰았고 그들은 갑작스런 죽음을 맞게 되었는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도 그렇다. 무조건 경쟁에서 이긴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어떤 방법으로 어떤 노력을 했느냐가 중요하다. 타의의 경쟁에선 뒤쫓는 자도 뒤따라 잡히는 자도 행복하지 않다. 물론 선의의 경쟁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책에서 성준이가 견딜 수 없었던 것은 경쟁을 즐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저 쫓기며 따라잡히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면서 계속 앞으로만 나아갈 뿐, 그 끝이 낙원인지 벼랑인지 알 수 없다.

우리의 삶은 정해져 있지 않다. 부모님의 뜻에 따라 마리오네트처럼 살 수도 있지만 우리는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쟁은 항상 피할 수 없다. 그러기에 주체도 목적도 없는 무한경쟁에 쏠려가지 말고 자신에게 의미 있고 목적이 있는 경쟁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강평>
책을 읽고 무한 경쟁이 가져오는 폐해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마음가짐을 쓴 글이다. 인용도 적절하고 주제도 분명한 글이다. 논술은 인용이나 예화가 길면 안 된다. 그런 내용은 하나의 논거이기에 간략하게 제시하는 것이 좋다. 백은화 양의 글은 안정돼 있으나 인용이 너무 길어서 글의 긴장도를 떨어뜨린다. 간략한 예시를 통해서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판용(시인·아중중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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