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함과 따뜻함이 있는 신철의 착한 그림
순수함과 따뜻함이 있는 신철의 착한 그림
  • 김미진기자
  • 승인 2012.02.26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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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신철(59)씨가 다음달 8일부터 5월 9일까지 운암 오스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그동안 단체전을 통해 도내에서 작품을 선보인 적인 있지만 개인전으로 소통을 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

‘기억풀이_봄날의 외출’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60∼70년대 단발머리 소녀들이 작품 전면에 배치돼 있다. 작가가 표현하는 작품 내용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농경시대의 황토색 짙은 원시적 풍경들이다. 전남 청산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유년시절의 기억이 작품 구석구석에 투영된 모습이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소녀들은 해학적이고 소박한 형상미를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결코 화려한 옷을 입거나 뽐내는 모습이 아닌데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순수하면서도 자유로운 동시에 따뜻하고 포근하다. 장식을 배제하면서 소박한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는 것.

꽃비가 내리는 배경에 낡은 자전거에 기대 서있는 소녀, 초록빛 가방에 빨간 구두를 신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소녀, 파스텔 톤의 배경에 살짝 비켜선 소녀의 모습까지….

그의 ‘기억풀이’ 연작들은 지나간 시간을 그리워하거나 애달파 하는 것이 아니라 다가올 시간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설렘을 담고 있다. 그래서 밝다. 이와 같은 존재의 인식에서 작가는 슬픔과 외로움을 극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작가는 예술에서 삶을 밀쳐내기가 어렵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형상이 단순해지고 그림의 여백이 많아지고 있음을 고백한다. 결국 그 여백은 세상과의 소통의 창구가 될 터. 아름다움을 구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순수한 마음이 그림을 바라보는 이의 마음을 흔든다면, 그 여백을 채우는 것은 감상자의 몫이 되지 않을까.

신씨는 원광대 미술과와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총 22회의 개인전을 치렀다. 한국국제아트페어, 화랑미술제, 골든아이아트페어 등 500여회의 기획초대전과 국제전에 참여했으며 대한밈국미술대전 심사위원과 운영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원광대와 강원대에 출강하고 있다.

김미진기자 mjy308@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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