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총선, 지역적 가치를 생각한다
2012 총선, 지역적 가치를 생각한다
  • 김남규
  • 승인 2012.02.13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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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선거를 치르지만 왠지 공허하다. 선거의 결과가 피부로 돌아오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먹고 살기가 더욱 힘든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넓게 보면 사회와 역사의 발전이라는 의미를 둘 수 있지만 머리로 이해되는 것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무상급식 논쟁이 이렇게 큰 변화를 몰고 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무상급식논쟁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를 촉발시켰고 그 이후 벌어진 정치권의 지각 변동의 핵심은 바로 국민들의 폭발적인 불만이었다. 점잖게 이야기해서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이라고 표현하지만 국민들을 상대로 사기를 일삼아온 정치권 대한 심판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국가를 수익 모델로 삼아 재벌과 기득권 세력의 배를 불려온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불만은 물론이고, 자신의 기득권을 위해 적당히 타협해온 야당에 대한 불만 역시 집권여당 못지않다는 사실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양자대결 구도

정치에 대한 실망감은 우리 지역도 적지 않다. 현역의원에 대한 물갈이 여론이 80%에 이른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이번 총선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양자대결 구도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전북지역은 정당대결 구도 보다는 공천 경쟁 구도가 더 치열하다. 전북지역에서 정권심판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있다면 낙선운동이라도 하련만, 온통 민주당 일색의 후보들을 놓고서 정권 심판의 의미를 부여하기가 어렵다. 오히려 전북지역은 민주당 심판론이 더 어울릴 것이다. 특히 현역의원 심판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 전북지역 현역의원 11명 중에서 유성엽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민주당 소속의원들이다. 이들 중 특히 다선의원은 도민들에게 정치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타지역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정권연장에 실패한 열린우리당 출신 의원들이 주민들의 혹독한 심판을 받아 대거 낙마했다. 하지만 전북지역 다선의원들은 정권을 빼앗기고도 도민의 따뜻한 성원으로 다시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전북정치는 변한 게 없다. LH 공사 이전 실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았고 대책도 없이 도민들에게 무력감만 안겨주었다. 더더욱 서민과 중·소기업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갈 ‘한미 FTA’를 한나라당이 날치기하도록 방관했다. 지역 발전은 아랑곳하지 않고 당권과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항상 현실과 타협해온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에게 책임을 돌리고 자신의 무능을 숨겨왔다. 12년 이상을 지켜봤으면 되었지 이들에게 다시 전북의 정치를 맡겨야 할 이유를 발견하기 힘들다.

민주당의 공천이 곧 당선인 구도, 현역의원에게 절대 유리한 공천 방식이 계속되는 한 전북정치가 바뀌기 어렵다. 더더욱 자리를 물려주듯 ‘후임’ 운운하고 있는 정동영의원의 행위는 참으로 한심스럽다.

도민들의 감성 통하는 지역 토종후보로

대권 경쟁에 나설 사람이 속 좁은 행동으로 더 이상 도민들을 실망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한번이면 족하다. 과거 채수찬 의원 전의원에게, 이번에는 유종일 후보에게 지역구를 물려주려 한다니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그야말로 덕진은 ‘내 것이다.’라는 발상이 아니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민주당이 개혁공천을 한다고 모바일 투표 등 국민참여 경선을 통해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주자고 외치고 있는 마당에 대권 주자로 나설 사람이 후임을 정해주듯이 이야기하는 것은 그야말로 권력에 취해 주민들은 안중에 없는 오만한 발언이다. 왕권 시대도 아니고 권력은 물려주려 하는 언행은 분명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권력은 물려주는 것이 나이라 주민들로부터 위임을 받는 것이다. 이런 행위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니 참으로 전북 정치가 걱정된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적 가치를 생각해 본다. 선거철만 되면 서울에서 활동해온 유력인사들이 중앙정치인 인맥을 배경 삼아 공천 경쟁에 나서고, 괜찮은 인물 같아서 뽑아 주었더니 역시나 지역은 외면해온 30년 인연을 끊고 싶다. 무늬만 지역정치를 외치는 서울 사람 말고, 지역의 문제, 도민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는 감성이 통하는 지역 토종 후보를 갈망해 본다.

김남규<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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