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나라
내가 원하는 나라
  • 김명한
  • 승인 2012.02.06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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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만년 역사 속에서 우리나라가 지구상에서 없어졌던 시기가 있었다. 1910년 한일강제병합(경술국치)부터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이전까지 9년 동안이다. 그 기간 동안 우리나라에는 3번의 독립선언이 있었다. 2·1대한독립선언(일명 무오독립선언), 2·8독립선언, 3·1독립선언이다.

1919년 2월 1일 중국과 미국 등지에서 활동 중이던 박은식, 조소앙, 신채호, 이승만 등 39인의 민족대표들이 만주 지린(吉林)에 모여 “사기와 강박으로 이루어진 일본과의 강제병합은 무효이며 무력 투쟁으로 조국의 독립을 쟁취하자”라는 선언서를 채택하고, “집안이 기울어도 나라가 회복되면 3천리 옥토가 자가의 소유이니 일가(一家)를 희생하라!”라며 모든 조선인들의 궐기를 당부하였다. 그 후 2월 8일 일본의 심장부인 동경에서 조선 유학생 400여 명이 기독교청년회관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일제의 침략을 고발하고 독립을 위하여 최후의 일인까지 투쟁할 것을 선언하고 있다. 이는 적지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선포한 결연한 의거였으며 독립선언서와 청원서를 각국 대사관, 공사관 및 일본정부, 일본국회 등에 발송하였다.

해외에서의 독립선언과 함께 국내에서는 천도교와 불교, 기독교 등 각계각층의 지도급 인사가 모여 3월 1일 “조국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고 “최후의 일인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민족의 정당한 의사를 쾌히 발표하라.”라며 민족의 궐기를 촉구했다. 서울 탑골공원에서의 만세운동에 이어 전국에서 2천만 우리 민족은 손에 태극기를 들고 조국 독립을 위한 만세운동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2월과 3월을 독립선언의 달이라고도 한다.

비록 그때의 독립은 실패하였지만 기존 강경 일변도의 조선총독부는 3.1운동으로 말미암아 유화정책인 문화정치를 시작하게 되었으며 국내외 민족지도자들이 상해에 모여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하였고 9년 동안 사라졌던 조선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로 다시 탄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임시정부는 1945년 광복의 그날까지 26년 동안 독립운동을 총괄 지휘하는 민족의 구심체가 되었다. 조국의 독립과 자유는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 2천만 선열들의 피와 땀으로 많은 희생을 치르고 쟁취한 소중한 교훈을 전해주고 있다.

영국의 역사학자 토인비는 ‘과거에서 교훈을 찾지 못하는 민족은 망한다.’라고 했다. 우리는 선열들의 많은 희생과 대가를 치르고 찾은 조국의 소중함을 항상 가슴에 담고 있어야 하며, 다시는 이 땅에 이민족의 침입과 국기(國紀)가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잘 지키고 가꾸어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의무가 있다.

국가를 되찾고 지키는 과정에서 희생하거나 공훈이 있는 분들을 예우하고 보살펴 드리며 국민들은 국가유공자의 희생에 감사드리고 그 희생정신이 애국정신의 귀감이 되어 항상 나의 이익보다 국가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게 하는 정신이 보훈정신이다.

최근 언론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의 기습공격으로 숨진 미군 장병의 유해를 직접 맞이하기 위해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국립묘지에 안장하는 장면을 보았다. 국가를 위한 희생은 국민으로서 최고의 영예이며 국가의 부름을 선택받은 영광으로 여기고 있다. 이렇듯 선진국일수록 강한 보훈문화가 형성되어 있음을 볼 때 우리를 부끄럽게 하고 있다.

일찍이 백범 김구선생님께서는 나의 소원에서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나 아닌 남을 먼저 생각하고 나아가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문화가 바로 보훈문화인 것이다.

국가보훈처는 1962년 창설된 이래 50여 년 동안 경제의 발전과 더불어 많은 변화를 거듭해 왔다. 지난 50년은 보훈가족들의 복지향상과 정신적 예우에 중점을 둔 ‘사후보훈’이었다면 앞으로 50년은 ‘사후보훈’을 바탕으로 국민의 나라사랑 정신 함양에 역점을 두는 ‘선제보훈’으로 정책방향을 정하였다. 즉 나라를 잃은 후에 찾고자 하는 애국심보다는 사전에 나라를 빼앗기지 않도록 국가안위를 위해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 된 국민이 되는 것이 선제 보훈인 것이다. 선제보훈으로 보훈문화가 국민 모두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아름답고 든든한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명한<전주보훈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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