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물갈이’보다 ‘옥석 가리기’ 가 중요
‘무조건 물갈이’보다 ‘옥석 가리기’ 가 중요
  • 박기홍기자
  • 승인 2012.01.2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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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이 요동친 설 연휴를 넘긴 지 1주일가량 지난 가운데 올 4월 총선에서 지역발전을 위해 진정성을 갖고 땀을 흘릴 수 있는 참일꾼을 뽑는 등 ‘무조건 물갈이’보다 ‘옥석 가리기’가 더욱 중요하다는 여론이 번지고 있다. 또 민주통합당의 지도부에 전북 출신이 전혀 없는 데다, 전북 홀대 조짐까지 보이면서 당내 전북 목소리를 낼 ‘신구 조화론’도 확산하고 있다.

29일 도내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통합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차원에서 호남 강세를 기득권으로 인식해 호남의 힘을 빼려는 인구보정 등 여러 시도가 있었고, 실제 지도부 입성에 호남 출신이 몰락하면서 전북 정치권의 위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이번 설 연휴 때 많았다. 이로 인해 올 4월 총선에서 세대교체도 좋지만 전북정치의 위상 정립 차원에서 옥석을 가리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여론이다.

동아일보가 설 연휴 직후(24일)에 전북 등 호남 102명을 포함한 전국 1천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호남의 현역의원 지지율은 36.0%를 기록, 전체 평균(28.4%)은 물론 7개 권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민주통합당 텃밭인 호남에서 현역 지지율이 가장 높게 나온 것은, 그만큼 지역민들의 위기의식이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설 명절 이전에 세대교체 바람이 강하게 불었던 것과 달리, 민주통합당 내 전북 입지가 극도로 좁아지면서 현역의원을 무조건 바꾸기보다 옥석을 가려 바꿔야 한다는 심리가 확산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제가 고향인 김병철씨(53)는 “여야 중앙정치에 전북이 완전히 사라지고 호남엔 광주·전남만 있는 것 같다”며 “설 연휴에 전북 정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고, 물갈이만이 능사는 아니다는 여론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대에서 몰락한 것은 전북인데 지도부가 광주에 가서 호남 껴안기를 시도한 것에 대해서도 반발이 적잖은 상황이다. 지역 정치권에선 “전북의 자존심 회복 차원에서도 이번 기회에 정치권의 옥석을 가려 전북 인물을 키울 사람은 키워야 중앙 정치권에서 지역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말들이 오가고 있다. 최영훈씨(28·전주시)도 “세대교체론과 물갈이론이 급부상하고 있지만 동의할 수 없다”며 “선거 때마다 매번 정치 신인들이 물갈이론을 주장했지만 정치는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전북이 제 목소리를 내는 제3의 르네상스를 도모하기 위해 역량과 능력 있는 현역은 적극 육성해 신구 조화를 이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른바 ‘신구 조화론’을 주장했다. 한편 무진장·임실을 떠나 서울 종로에 출마 선언한 정세균 의원도 최근 기자들과의 간담에서 “전북을 위해선 무조건 바꾸기보다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주변의 관심을 끌었다.

박기홍기자 khpark@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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