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새해에 참된 기운을 소망하며
임진년 새해에 참된 기운을 소망하며
  • 채병숙
  • 승인 2012.01.26 1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수많은 만남을 통하여 참으로 좋은 관계를 갖기도 하지만 알게 모르게 상처받고 상처를 주게 되면서, 어느 때는 원망과 분노, 교만과 비굴, 또 낮은 자존감으로 순간순간 변하는 내면의 허약한 모습을 바라보면서, 또한 혼란과 아픔으로 얼룩진 사회를 생각하면서, 흑룡의 해 임진년 새해에는 우리 모두 어긋난 관계를 회복하여 참된 기운이 충만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우리들이 갖는 관계인 인간과의 수평적 관계와 신과의 수직적 관계는 상호의존적인 관계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중요성이 강조되어 왔으며, 이러한 관계를 잘 유지해 가는 것이 지혜이며, 관계가 지속적으로 어긋날 때 되돌릴 수 없는 치명적인 파괴력을 초래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맹자는 참된 기운을 호연지기(浩然之氣) 즉 '지극히 크고 굳세어서 흔들리지 않고, 세상천지에 가득한 기운'이라고 표현했으며, 이런 호연지기를 지닌 큰마음은 자기 안에 있는 의(義)와 도(道)를 따라 길러지고, 만약 자기의 행하는 일이 양심에 거슬려 그 기운이 도의와 배합하지 못해 그 관계를 잃는다면 바로 그 힘은 잃는다고 했다.

또한 많은 성현들은 말하기를 참된 기운은 오직 진실함을 바탕으로 비롯되며, 진리, 선, 절대적 의(義), 사랑, 지혜 등과의 관계 속에서 나타난다고 했다. 그래서 진리를 향한 신심을 지닐 때, 마음의 수양을 쌓아갈 때, 인간의 도리를 지켜나갈 때, 그 절대적 진리의 에너지가 삼출됨으로써 참된 기운을 얻는다고 말한다. 진리에 대한 통찰을 통해서 거짓의 힘은 곧 무너지고 진리를 향한 수평적·수직적 관계의 회복을 통해서 참된 기운은 충만할 수 있는 것이다.

성경은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은 지혜의 훈계라, 겸손은 존귀의 앞잡이니라”라고 말한다. 참으로 관계형성에 있어서 의(義)의 신을 경외하여 수직적 관계를 회복하고, 높은 자존감에서 나타나는 겸손을 강조하면서, 수평적 인간관계의 회복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교만과 낮은 자존감은 관계형성을 방해하고 파괴하지만, 의(義)와 겸손에 의해 우리의 어긋난 관계가 회복으로 전환될 때 참된 기운은 그 강함을 스스로 드러낼 것이다.

따라서 관계가 무너짐은 참된 기운의 고갈을 의미하지만 의(義)와의 관계와 인간관계에서의 회복은 곧 참된 기운의 회복 즉 생명의 회생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렇듯 참된 기운은 절대적 선, 의(義) 그리고 사랑을 나타내며, 절대적 진리와의 관계는 물론 인간관계에서의 어긋난 관계 회복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사회는 숱한 어긋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하여 크게 또는 작게 끊임없이 노력하여 왔다. 그러나 그런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 대부분은 여전히 부정적인 정서와 태도 그리고 감정들로 인해 관계가 어긋나고, 참된 기운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

우리사회는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해 물질이 풍요로워졌지만 우리 국민의 행복지수가 낮고 자존감 또한 낮은 편이다고 한다. 또한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으며 청소년은 왕따와 학교폭력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고 자살은 청소년 사망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역학 연구 결과에 의하면 ‘국민의 4%가 화병을 앓고 있으며, 과거에 화병을 경험한 사람까지 합치면 전체 국민의 20%가 넘는다’고 한다. 이는 우리 사회가 한쪽 면에서는 얼마나 건강하지 못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우리 사회의 이러한 관계손상은 사회의 내적 에너지 결핍과 그에 따른 완충능력 상실을 가져 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 각자의 책임과 과제로 남아있다.

새해의 참된 기운을 소망함에 앞서, 먼저 우리사회의 생명력인 참된 기운을 약하게 만드는 어긋난 관계의 회복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채병숙<우석대 약학대학>
약력 ▲전주시 광고물관리심의위원 ▲전라북도립공원위원회 위원 ▲전북지방교통영향심의위원회 심의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