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탄소밸리화 사업의 성공을 기원하며
전주시 탄소밸리화 사업의 성공을 기원하며
  • 박기영
  • 승인 2012.01.24 16: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대와 설렘 속에서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이 지났다. 우리는 이미 양력 신년 벽두에 새해를 맞는 친·인척과 친지들에게 ‘새해에도 부디 건강하고 또 만사형통하기를 기원 한다’는 덕담을 늘어놓았을 성 싶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오래도록 신정은 ‘까치설’이지 우리 설은 오직 구정 하나라고 여겨왔으니 그 감회와 기대는 신정에 비유될 바가 아니다.

하여 필자도 명색이 지식층이라 여겨지고 있는 입장이니 새해를 맞으며 나와 내 가족을 넘어 내 이웃과 형제들이 살고 있는 우리 고장 전주를 위하여 덕담 한마디쯤 읊고 싶다. 덕담의 내용인 즉 전주시가 화려하였던 전주의 과거사를 재현해 보겠노라고, 더 나아가 피폐와 퇴영으로 점철된 오천년 역사를 확실하게 바꾸어 놓겠다고 건곤일척 올인하고 있는 “전주시 탄소밸리화 조성사업의 성공을 간곡히 기원한다”는 것이다.

새만금사업의 그늘에 가려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오래도록 전주시는 전주시의 체질과 역사를 통째로 바꿀 만한 국책사업다운 국책사업 하나 개발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전주시 탄소밸리화 사업이 국책사업으로 확정되어 지면서 모처럼만에 이른 바 꿈의 현실화 작업이 실현되게 되었다. 하여 이후 전주시는 국내 굴지 재벌그룹의 투자와 입주를 유치시키는 쾌거를 이루었다.

헌데 호사다마라고 할 까 아니면 장미꽃에도 가시가 있다고나 할 까 탄소밸리화 사업은 초기단계인 입주기업의 부지확보 과정에서 일부 토지주들의 저항으로 난관에 봉착해 있다. 이에 관계기관들과 일부 시민단체는 토지주들의 대승적 결단만을 요구하면서 협의매수가 여의치 않으면 수용매수에 착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암시하고 있다. 또 해당 입주예정기업은 사업추진이 부진할 경우에는 타 지역에로의 이전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허나 설령 상황이 그렇다고 가능한 과정들을 다 상정하여 볼 때에 최소 몇 년이 걸려서야 해결이 되어 질 지 아니면 영영 오리무중을 헤매게 될지 그 결과도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서 덥석 수용매수에 착수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참으로 답답하고 애가 탈 일이다. 하지만 해결책이 전무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부지확보 과정에 관련되어 지고 있는 개인이나 집단 및 관계기관들이 각자의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면서 상호간에 진정성 있는 이해와 타협을 시도한다면 문제해결의 실마리는 충분히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토지수용에 불응하고 있는 일부 토지주들의 요구는 토지보상가의 현실화 문제와 토지보상가 산출에 있어서 미래가치의 산정 문제 그리고 토지수용 절차 및 그 과정의 합리화 문제라는 세 가지 조건으로 집약되고 있다. 어찌보면 그들의 요구인 즉 구구절절이 옳고 또 그럴 수도 있는 내용 들이다.

그렇다면 부지확보문제에 연루되어 있는 관계자와 기관들은 저항적 토지주들에게 대승적 결단만을 요구하기 보다 그들이 처한 입장과 그들이 갖고 있는 회한과 아쉬움을 이해하고 또 상쇄시켜 주려는 인간적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부지확보적 입장에서 토지주들에게 요구되고 있는 대승적 결단이란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미약한 개인들에게 요구하거나 기대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시도 때도 없이 국가와 민족 혹은 시민과 도민을 화두처럼 읊어대고 있는 公人들이 솔선하여 견지하고 또 내면화하여야 할 덕목이다.

또한 탄소밸리 조성사업의 초기단계인 부지확보 과정에서 야기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 시민들이 수행 하여야 할 역할과 과제가 있다. 그것은 우리 시민 모두가 탄소밸리 부지확보에 필요한 보상금 마련 운동을 주도하고 또 거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토지주들의 생각과 마음을 움직이도록 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현대자동차가 미국 알라바마주에 현지 공장을 설립할 때 대통령과 주지사가직접 나서고 또 공적 차원에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노사문제의 보장을 위하여 공장노동자 한 사람당 지역주민 수십여 명씩이 짝을 이루어 그들과 결연체제를 구축하여 주었다는 미담을 상기하면서 말이다.

<박기영(전북대 명예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