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미국 대학들의 생존전략-2
(4) 미국 대학들의 생존전략-2
  • 한성천기자
  • 승인 2011.12.01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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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지역에는 ‘대학’을 지역의 가장 큰 자산으로 여기고 있는 곳이 있다. 캘리포니아 요로카운티가 그곳. 요로카운티는 캘리포니아 데이비스주립대학교(이하 UC데이비스)가 있는 데이비스시를 비롯해 우드랜드시, 원터스시 등 3개 시(市)로 구성되어 있다. 요로카운티의 중심에는 UC데이비스가 자리하고 있다. 요로카운티는 전북과 비슷하다. 90% 정도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종자개량 및 기술개발, 지역마케팅에 있어 UC데이비스 등 지역대학들은 매우 중요한 싱크탱크이자 인재양성 인큐베이터다.

# 대학은 지역 최고 자산

요로카운티의 최전방에는 요로카운티방문협회(Yolo Count Visitors Bureau)가 있다. 2000년 데이비스시(市)에 설립된 이 협회는 요로카운티를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가장 중요한 단체다. 이곳에서 하는 일은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지역홍보를 비롯해 방문객 숙박시설 예약, 지역특성 소개, 행사유치 등 다양하다.

그 중심에는 지역주민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UC데이비스가 자리하고 있다. UC데이비스는 농업부문 연구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미국 명문대학이다. 또, 지역 내 와인 나파밸리, 소노마밸리 등 농업중심지역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학문적·실용적 연구결과는 지역 농장에 보급한다. 대학 내 연구결과를 지역에 내놓기를 꺼려하는 한국 대학들과는 사뭇 다른 체제를 가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 요로카운티, 와인과 휴양지

데이비스시는 요로카운티 중심도시로 인구는 6만5,000여명 수준이다. 데이비스는 세계적으로 자전거 많이 타는 도시로도 유명하다. 데이비스는 홀로 페이머와 ‘자전거 명예의 전당’에 20년 전 이미 가입된 도시다. 올해 4월에는 데이비스시에서 세계 자전거 마니아 1,500여명이 참여해 자선기금 모금행사를 벌였다. 무려 100만불이 모였다.

요로카운티 중심에는 데이비스시가 자리하고 있다. 북쪽으로는 우드랜드시. 남쪽에는 원터스시가 있다. 우드랜드시에는 농업용기계 생산 공장지대와 역사적으로 미국 서부역사 전통가옥이 잘 보존되어 있다. 원터스시는 와인너리 와인과 함께하는 식사로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다. 또한, 200개 룸, 캐시 크리노 카지노, 18홀 골프장 등 휴양관련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현재 요로카운티는 휴양과 맛 기행을 목적으로 한 관광객이 연중 끊이질 않고 있다.

# UC데이비스는 지역경제 효자

UC데이비스에서는 연중 다양한 학술대회, 워크샵, 세미나, 이벤트 등이 열리고 있어 외지방문객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대학 내 행사 참가차 요로카운티를 방문한 사람들은 휴양관광을 겸하기도 한다. 시 정부와 요로카운티방문협회의 특별한(?) 서비스 때문이다. UC데이비스는 행사 참가자 명단을 협회와 공유한다. 협회에서는 참가예정자들에게 개별 연락을 통해 한 명까지도 단체가격으로 호텔과 식당을 대신 예약해준다. 더불어 팸투어 등 지역내 관광자원까지 함께 홍보해 자연스럽게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부실대학 퇴출이 시작된 한국대학사회에서 UC데이비스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연구력을 접목시켜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점을 한국 지역대학들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알란 휴머슨
- 알란 휴머슨(Mr.Alan Humason) 요로카운티 총 책임자

요로카운티 지역은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농업비중이 높습니다. 따라서 UC데이비스는 농업과 관련한 신품종개량, 영농기술개발 등 영농기술 개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UC데이비스를 일컬어 주민들은 ‘요로카운티 최고의 자산’이라고 말합니다. 요로카운티에는 UC데이비스를 비롯해 몇 개의 칼리지(단과대학)들이 있는데 대학과 지자체, 농장, 농업관련 회사 모두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엮어져 농업상품과 환경의 가치를 최고조로 끌어올려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대학은 지역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대학 역시 지역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연구하며 행동하는 지식집단입니다.

데이비드 타케모로 위트즈
- 데이비드 타케모로 위트즈(Mr.David Takemoto-weerts) UC데이비스 자전거정책 총 책임자

데이비스시의 대중교통정책은 UC데이비스에서 시작됩니다. 대학 내에서 개선된 교통정책을 수립하여 대학 내에서 일정 기간의 시범운영한 후 합격점을 받으면 그때 시 정부에 교통정책을 제안합니다.

데이비스시의 자전거정책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데이비스에는 현재 시내버스가 없습니다. 시내 운행되고 있는 버스는 UC데이비스 스쿨버스가 전체입니다. 이는 데이비스시 면적이 넓지 않기 때문에 교통수단 중 자전거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UC데이비스에서는 자전거면허증을 발급하고 각 자전거에는 특정양식의 비표를 부착해 운행하고 있어 분실위험까지 예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데이비스시는 ‘웰빙도시’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앨리슨 레인 심슨
- 앨리슨 레인 심슨 나파밸리 웰컴센터 부센터장

나파밸리는 태평양과 연결된 협곡입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미국 전체 와인생산량의 10%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최고급와인 생산은 30%대에 달합니다.

나파밸리는 미국 와인산업의 중심지로서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오늘날 나파밸리 와인이 있게 한 로버트 몬다비씨는 “UC데이비스는 캘리포니아 와인산업의 국제적인 명성을 구축하는 진정한 파트너다”며 “캘리포니아 와인은 품질, 다양성에 있어서 세계 최고이며, 최고의 와이너리를 운영할 많은 UC데이비스 졸업생들과 함께 와인산업을 이끌어가고 있고, 이 대열에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가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건 간에 UC데이비스의 존재는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리 에드워드
- 게리 에드워드 소노마밸리 그린스트링 대표

그린스트링팜의 전신인 오가닉농장은 캘리포니아 소노마밸리 최초 농장입니다. 이 농장에서는 과일류, 야채류, 와인포도 등 식생활에 필요한 모든 먹거리를 직접 생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린스트링팜의 강점은 지역 내 대학생들이 이곳에 인턴식으로 나와 영농기술을 직접 배우고 체험하면서 신품종 개량과 영농기술 개발 등을 농장주들과 함께 생활하며 체험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원거리 대학생들까지, 비농업전공 대학생들까지 찾아와 인턴을 문의할 정도로 이곳은 대학과 농장이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는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농장에서는 연구결과를 직접 실험재배해 그 결과를 분석한 후 미래 영농방향을 정합니다. 결과적으로 대학은 농장과 하나인 셈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글/한성천기자 hsc924@

사진/장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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