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얼굴, 이순재·강소라·김하늘·이제훈
올해의 얼굴, 이순재·강소라·김하늘·이제훈
  • /노컷뉴스
  • 승인 2011.11.3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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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배우 이순재

이순재 윤소정 송재호 김수미가 주연한 '그대를 사랑합니다'(감독 추창민)는 젊은 관객 위주의 영화 제작이 보편화된 충무로에서 평균 69세 남녀배우를 캐스팅해 노년의 사랑을 따뜻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올해 주목할만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무색하게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젊은 배우못지 않은 왕성한 활동으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는 국내 최고참 연기자 이순재는 캐스팅 당시 만장일치로 까칠하지만 속은 따뜻한 '김만석' 역에 추천됐다.

모두의 예상대로 그는 세월과 연륜이 묻어나는 노련한 연기로 영화의 감동을 배로 이끌어내며 관객들의 마음을 온기로 물들였다.

영화 이후에는 호평을 얻은 것은 물론 남우주연상 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이순재는 지난 10월 21일 개최된 중국금계백화영화제에서 '그대를 사랑합니다'로 외국어영화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지난 1997년 백상예술대상 영화 남자최우수연기상 수상 이후 34년만에 거머쥔 트로피이자 첫 해외영화제 수상이다.

무엇보다 이순재는 이 영화제의 역대 최고령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며 국내외에서 노장의 저력을 과시했다.

앞서 개최된 제48회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은 비록 놓쳤지만 당시 젊은 후배 김윤석 박해일 윤계상 차태현과 함께 후보에 지명돼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은 수상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

정년없이 일하는 이순재는 한국 직장인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인생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그는 한 생명보험회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40~50대의 높은 지지로 이상적인 은퇴생활 롤모델 2위에 올랐다.


②영화 '써니 -배우 강소라

본인은 극구(?) 소심하다고 공공연히 밝히지만 어딘가 모르게 배짱이 두둑해 보인다.

적당히 살이 오른 몸매와 통통한 얼굴은 귀여운 분위기와 글래머러스한 느낌을 동시에 자아낸다. 내숭과는 거리가 먼 털털한 이미지도 매력 중 하나. 덕분에 여자가 봐도 호감 가는 여배우가 바로 데뷔 3년차 강소라다.

실제로 그녀가 700만 흥행작 '써니'에서 7공주파의 리더 '하춘화' 역할을 딴 배경에는 오디션장에서 갑작스럽게 터뜨린 웃음의 역할이 컸다.

오디션에 앞서 긴장하지 않기 위해 강형철 감독의 얼굴을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매일 봤는데 막상 현장에서 감독을 대하자 웃음이 터져 나왔고 강감독이 그 모습을 신인답지 않은 여유로 받아들인 것. 최근 '2011 스타일 아이콘 어워즈'에서는 가볍게 춤추면서 수상 소감을 전해 '뭔가 강소라답다'는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공포영화 '4교시 추리영역'(2009)으로 데뷔한 강소라는 떠오르는 신인답게 브라운관에서도 활약 중이다.

최근 종영한 일일드라마 '우리집 여자들'에서는 이웃집의 씩씩한 여동생 같은 면모를 선보였고 현재 출연 중인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는 여성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광고시장에서도 새로운 기대주로 각광받으며 과자광고, 티빙광고 등을 찍었다.

강소라는 최근 노컷뉴스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2011년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큰 해"라며 뿌듯해했다. 그는 "대중들에게 배우 강소라란 이름을 조금이나마 알리게 된 한해였다"며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하고 싶었고 또 욕심났던 '써니'의 하춘화역을 하게 돼 의미가 컸다.

다행히 개봉 결과도 좋아 뿌듯하기도 하다"고 기뻐했다. 또 그는 "올 한해 영화와 드라마 양쪽을 모두 경험하게 돼 많은걸 배우고 또 제 단점들을 알게돼 저 자신을 가다듬을 수 있는 한 해 였던 것 같다"며 "내년에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더욱더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③영화 '블라인드' - 배우 김하늘

영화 '블라인드'는 배우 김하늘의 필모그래프에 큰 획을 그은 작품이다. 1998년 영화 '바이준'으로 데뷔한 김하늘은 15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멜로, 로맨틱코미디, 액션, 공포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꾸준히 변신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블라인드'에서 보여준 그녀의 변신과 노력은 그 어떤 작품보다 강렬했다. 그 결과 대중과 평단을 동시에 사로 잡았고, 모든 이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김하늘은 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블라인드'를 처음 받았을 땐 과연 할 수 있을까, 행여 피해를 주는 게 아닐까란 고민을 했다. 결과가 어떻든 끝까지 마무리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쳐주고 싶은 마음이었다"며 "개봉 후 많은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았는데 그 느낌은 정말 다르다.

디테일을 알아줄까 했는데 다들 알아봐줘서 눈물 날 정도였고, 감동 그 자체"라고 뿌듯함을 전했다. 또 그녀는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기뻐했다.

김하늘은 올해 열린 대종상영화상 시상식에서 당당히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연기력적인 측면에서 혹평을 받은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상복이 많은 편도 아니었다.

그녀는 "'상복'이란 단어 자체가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저보다 연기 잘하는 배우가 많았다고 생각한다"며 "상에 대해 목적을 가지고 연기하는 사람이 아니다. 다만 제가 노력했던 부분을 칭찬해준다고 했을 때 정말 좋았다"고 밝혔다.

김하늘은 벌써 연예계 경력만 15년차다. 15년간 정상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그녀는 "자신에 대한 사랑"이라고 전했다.

"29살에서 30살로 넘어가는 시기가 가장 힘들었다. 작품도, 인간관계도 모든 게 힘들었다. '슬럼프'라고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는 시기였다. 이 시기를 잘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훨씬 많다란 것도 느꼈다."

데뷔 초 멜로에 강점을 드러냈던 김하늘은 어느샌가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불렸다. 그리곤 지금은 김하늘이란 배우 이름만으로도 신뢰를 주는 배우로 성장했다.

자신의 작품을 돌이켜보며 그동안의 연기 인생을 되돌아 봤다.

"멜로로 데뷔했는데 너무 힘이 없다고 하더라. 외모적인 것도 있겠지만 배우로서의 힘이었던 것 같다. 그 이미지가 처음 5년을 갔다. 그리고 로맨틱코미디 작품이 왔을 때 밝은 구석도 많고, 적극적이고 쾌할한 사람이란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처럼 한발짝 더 뛰고, 원하는 장르의 캐릭터를 하고 싶어했던 게 그 후 5년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에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쳐주셨다. 그 박수에 힘입어 지금은 다른 장르에 눈을 돌리고, 더 많은 도전을 하고 싶은 게 아닌가 싶다."

④영화 '파수꾼' -배우 이제훈

"연기 생활을 하면서 꿈꿔왔던 일들, 제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올초 '파수꾼'이란 독립영화 한 편이 충무로를 강타했다. '올해의 발견'으로까지 일컫어지는 이제훈이란 신인 배우의 탄생을 알렸다. 그는 순수한 눈빛과 날카롭고 매서운 느낌을 동시에 표현해 보는 이로 하여금 소름끼치는 전율을 안겼다. 그리고 곧바로 '고지전'이란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상업영화를 통해 대중에게도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학도병으로 전쟁에 참여해 수많은 전쟁을 치르며, 초고속 진급으로 갓 20살에 대위에 오르는 신일영 역을 통해 '파수꾼'과는 전혀 다른 이제훈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이제훈은 단지 영화계에서만 주목하던 신인에서 앞으로 충무로를 이끌어갈 배우로 급성장했다. 청룡상, 대종상, 영평상, 부일영화상 등 국내 주요 영화 시상식에서 신인 남우상 독식은 당연한 결과다.

이제훈은 충무로 기대주임을 입증하듯 현재 '건축학개론'과 '점쟁이들' 두 편을 동시에 찍고 있다. '건축학개론' 현장에서 만난 이제훈은 올 한해를 보낸 소감을 묻자 "그 어느해 보다 뜻깊은 한해"라며 뿌듯해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상을 받는 배우들을 보면서, 또 그동안 연기생활을 하면서 시상대에 올라 상을 받을 수 있는 날들을 꿈꿔왔다. 그 꿈이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제가 잘해서 줬다기 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라고 주신 상 같다"며 "자만하지 않고, 더 노력하겠다"고 자신을 추스렸다.

무엇보다 '파수꾼'과 '고지전'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이제훈은 "두 작품으로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게 돼 정말 기분 좋다"며 "앞으로도 이런 날들이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또 그는 "지금의 관심이 그냥 지나가는 것이 아닌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게 의무인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당장 내년 상반기 중으로 '건축학 개론'과 '점쟁이들', 두 편을 통해 대중에게 다가선다. 신인을 넘어 배우로서 한단계 더 비상하는 과정에 있어 어찌보면 시험대다.

그는 "'파수꾼', '고지전'을 통해 대중들에게 보여진 모습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라며 "이제훈이란 배우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다.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2011년을 마감하는 그는 "배우 생활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제 가까이 있는 친구, 가족, 지인들과 더 따뜻한 시간을 많이 보냈으면 좋겠다"며 "그분들이 있기에 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과 웃으면서 한 해를 시작하고, 즐겁게 보내고 싶다"고 2012년을 기약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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