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 가습기 살균제 대안은 이렇게
살인적 가습기 살균제 대안은 이렇게
  • 장선일
  • 승인 2011.11.15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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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구 온난화의 문제로 이상기후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다. 여름에 높은 공기습도로 인해 세균과 곰팡이 등 각종 잡균 및 병원성 미생물이 우리의 인체를 해친다며, 겨울철에는 건조성 공기로 인한 감기 인플루엔자를 비롯한 각종 공기 매개 감염성 바이러스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의 주거공간은 과거 개방형에서 아파트라는 폐쇄형으로 전환되면서 인위적으로 실내공기를 조작하고 있다. 고온다습일 때는 에어컨을 사용하고, 저온 건조일 때는 난방기 및 가습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인위적으로 실내 공기를 조작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냉방병을 비롯한 각종 질환에 노출되고 있고, 급기야 실내 가습기 살균제 문제로 3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여 사상 초유의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시민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자는 110여 명으로 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한다. 급기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원인 미상 폐 손상의 원인 물질로 지목된 가습기 살균제 가운데 위해성이 확인된 6개 제품에 대해 강제 수거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그 원인물질이 물티슈는 물론 손 세정제, 샴푸 등에서도 검출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에 수거 명령이 내려진 가습기 살균제의 주요 성분은 흔히 살균제나 방부제로 사용되어 온 구아디닌(guanidine) 계열의 PHMG로 다른 살균제나 방부제에 비해서 피부접촉 및 경구 섭취시 독성이 적고, 살균력이 뛰어나며 물에도 잘 녹는 장점을 이용하여 물티슈 등 생활용품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지경부가 간과한 실수는 이 물질이 유해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각종 조직 및 기관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증하지 않고 해외 사례나 일반적 평가에 의해서 우수 제품으로 인증하였다는 점이다. 즉, 이 물질이 미국, 일본, 호주 및 중국 등 많은 나라에서 메디컬 디바이스의 소독용으로 인증되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인체에 독성이 없다는 방식으로 논리가 전개되어서는 안 되며, 아무리 독성이 적다고 해도 사람에 따라 그 반응 정도가 다를 수 있고, 인체의 모든 기관이나 조직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없었다. 정부는 이번 살균제 사용에서와 같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주는 생활용품을 대상으로 더 면밀히 조사하여 향후 발생할 피해를 줄이는 데 최선의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살균제를 첨가하지 않고 가습기만 사용하여 습도를 조절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 아니다. 폐쇄난방형 주거공간에서 가습기를 사용하면, 높은 습도 때문에 가습기 안에는 물론 생활공간으로 병원성 세균이 퍼져 인체의 호흡기 및 피부조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인체건강에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폐쇄적 주거공간에서 이러한 살인적인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지 않고 효과적인 가습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있는가? 그리고 그 공간에서 가습을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필자는 이런 질문에 아주 쉽게 답을 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전통적 삶의 공간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적으로 환절기나 겨울철에는 공기가 건조하기 때문에 우리 조상은 방안에 세탁한 젖은 빨래를 널거나 대야 또는 그릇에 물을 담아 습도를 조절하였다. 오늘날 우리의 주거 방식에서도 쉽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대안은 다음과 같다.

우선 습도 관리를 위해서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고, 수건을 물에 적셔 걸어놓는 것이 좋다. 더불어 주둥이가 넓은 그릇을 사용하여 물을 채워 놓으면 좋다. 이런 방법은 편리를 추구하는 현대인에게는 다소 불편함을 줄 수 있지만 생활 속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필자는 겨울철 실내 가습관리에 가장 좋은 두 가지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첫째, 어항(수족관)을 설치하여 가습하는 방법이다. 자연스럽게 증발되는 양만큼 물을 보충하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아이의 정서 함양을 위해서 관상어를 기르면서 어류 생태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이라 할 수 있다. 수조의 청소가 문제이긴 하지만, 요즘은 적당한 먹이를 준다면, 1년에 1회 정도면 충분히 쾌적하게 수족관을 관리할 수 있다. 둘째, 베란다에는 관상식물과 채소를 심어 습도 유지는 물론 친환경 먹을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와 같이 상기의 두 가지를 활용한다면, 올 겨울 가습기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장 전통적이고 효과적인 습도 관리로 가정의 건강증진에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장선일<전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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