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해경의 하극상
군산 해경의 하극상
  • 조경장기자
  • 승인 2011.10.05 1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사로운 감정을 버리고 엄정히 법을 지켜 기강을 바로 세워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말이 있다.

이는 곳 공직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색케 할 만한 일이 얼마 전 발생했다.

최근 군산해경 경비함정 내에서 직원들 간 불화로 인해 다툼이 벌어졌다.

사건의 발단은 함정 내 한 직원이 상관의 명령에 불복종하는 하극상 과정에서 발생하면서 직원들 사이 갈등이 심화된 것.

해경은 부랴부랴 지난달 초 A 경비함정 승선원 11명(직원 8명·전경 3명) 전원을 다른 곳으로 전출시키는 등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군인 못지않은 규율과 위계질서가 확실한 해양경찰 내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자체가 이미 엎질러진 물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이 사그라지지 않는 서해바다 내 어선 보호와 영토 수호에 앞장서야 할 해경이 명령 불복종과 폭행 등으로 얼룩졌다는 것.

더욱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근무 중인 바다 위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만약 해상에서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까지 이르렀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났을 지 누가봐도 알 수 있다.

일부 시민들은 육경과 달리 해경의 경우 해상이라는 근무 특수성 때문에 누구도 범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기강이 더 해이에 지는 것 아니냐면서 이번 사건이 빙산이 일각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말로만 부르짖는 공직기강 확립은 취지의 표방만 요란할 뿐 불신의 높은 벽은 깨기 힘들다.

해경은 이번 일을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아 새롭게 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임시방편적인 대처 보다는 먼저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여전히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내는 직원들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직원들에게 도움은 되지 못할망정 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군산=조경장기자 ckjang@domi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