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기운이 거부할 수 없는 계절의 변화를 느끼기에 충분한 날씨다.
때늦은 한낮 늦더위로 전력수급에 제동이 걸려 블랙아웃 직전의 위기까지 겪어야 했던 상황을 맞기도 했지만 농촌에서는 막바지 곡식들이 여물어 가는데 반기지 않을 수 없는 단비와 같은 날씨이기도 하다.
요즘 전주시내 대로변에 식수된 은행나무들이 풍요로운 결실을 맺어 연일 도로바닥으로 열매들을 토해내고 있다.
관계기관과 환경미화원들을 바쁘게 하고 있기도 하지만 이들 틈에서 같이 바쁜 사람들이 있다. 그냥 지나치다 몇 알 주워가는 사람들로부터 상업적으로 이용하기위해 야밤을 틈타 나무전체를 흔들어 수확해 가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그들이다. 분명하건데 후자의 경우는 절도죄에 해당하는 명백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대로변에서의 낙과 줍기는 고속으로 질주하는 차량들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생명을 담보한 위험천만한 행위다.
특히 야간에는 그 위험정도가 더욱 크기 때문에 대로변에서의 낙과 줍기는 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필자가 해질 무렵 한벽교 주변에서 은행을 줍고 있는 아주머니가 인도에서 도로로 내려오는 바람에 급제동하면서 피양하려다가 옆차로에서 진행중인 차량과 큰 사고가 날 뻔한 경험이 있었다.
어느 누구의 안전의식이나 대책만으로 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을 예방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시민들은 해마다 겪는 사소한 일로 치부하지 말고, 운전자는 이러한 상황을 예측하여 규정 속도를 준수하는등 안전운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며, 관계기관에서도 열매에 대한 조기 수확이라든지 무과실수 갱신등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이정팔<전주완산경찰서 수사과 수사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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