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출까지 종편행…지상파 인력 지키기 전쟁 시작됐다
조연출까지 종편행…지상파 인력 지키기 전쟁 시작됐다
  • /노컷뉴스
  • 승인 2011.08.2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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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개국을 앞둔 종합편성채널의 공습이 가속화되고 있다. 스타PD들의 연이은 종편 이적에 이어 아직 입봉도 하지 않은 조연출들도 종편의 러브콜에 화답하며 하나 둘, 자리를 옮겨가기 시작했다.

시작은 MBC부터였다. 지난 11일, MBC의 5년차 조연출인 김노은, 방현영PD가 중앙일보가 대주주인 종합편성채널 jTBC로 이적했다. 두사람은 ‘황금어장’을 비롯, ‘우리 결혼했어요’, ‘쇼!음악중심’ 등 주요 예능프로그램에서 촬영과 편집을 담당하는 실무진이었다.

종편 이적 열풍에서 한걸음 떨어져 있었던 SBS도 종편행을 결정짓는 PD들이 속속 등장했다. 지난 16일 SBS ‘힐링캠프 좋지 아니한가’의 김은정 PD를 비롯, ‘일요일이 좋다-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의 정효민PD와 송광종 PD등 세사람이 한날 한시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종편 jTBC로 이적을 확정지었다.

KBS도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종편으로 이적하기 위해 사의를 밝힌 PD가 5~6명 가량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BC 역시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초까지 젊은 실력파 PD들의 종편 이적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상파 인력 지키기 안간힘 불구, 연말 2차 이동 쇄도할 듯

방송가는 이같은 종편 러시가 올 연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MBC의 한 10년 차 PD는 스타 PD에 이어 조연출까지 이적하는 이유에 대해 “지상파의 경우 PD들의 입봉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구조다. 입사하고 10년이 넘어도 메인연출을 맡기 어려울뿐더러 어렵게 메인연출을 맡아도 시청률이 낮으면 가차없이 프로그램이 폐지하는 현실 하에서 젊은 PD들의 실망이 큰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MBC의 또다른 차장급 PD는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는 지상파의 방송 수위를 이유로 꼽았다. 이PD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가 갈수록 엄격해지면서 창의적으로 풀어 나가야할 예능 프로그램이 과거로 회귀하는 경향이 있다. 자유롭고 창조적인 예능 PD들이나 작가들이 비교적 제재가 덜한 신생 방송사에서 새로움을 추구하고 싶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KBS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한 방송관계자는 “KBS는 공영방송의 특성상 예능국에만 100여 명의 PD가 있다보니 입봉기회를 잡는 것이 쉽지 않다. 또 향후 예능 프로그램을 줄인다는 소문이 파다해 젊은 PD들 사이에서 신생방송사로의 이적이 기회라는 인식이 퍼져있다”라고 귀띔했다.

스타들의 이적 역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해피선데이-1박2일’을 하차한 강호동의 움직임만이 두드러져 보이지만 이미 대다수 연예인들이 종편채널로 이적한 PD들의 러브콜을 받고 고심하고 있다는 게 방송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방송인의 소속사 관계자는 “평소 친분이 있던 PD가 종편으로 이적한 뒤 안부 전화가 오면 받지 않을 수가 없다. 지나가는 말로 ‘다음에 같이 한 번 일해보자’라고 하면 거절 할 수 없는 게 연예인의 생리 아니겠는가. 평소 케이블 채널에 출연하지 않는 강호동, 유재석이면 선택의 여지가 있지만 보통 연예인들은 거절하기 어렵다”라고 속사정을 털어놓았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인기예능작가들의 경우 평소 친분이 있는 PD와 함께 활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의 움직임도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연예인이나 작가의 경우 소속감이 없기 때문에 자본력을 앞세운 종편으로 이적한 PD가 친분을 앞세워 러브콜을 할 경우, 거절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상파 방송사에서는 인력 유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선 KBS와 MBC는 각각 ‘해피투게더’의 유재석과 ‘무릎팍도사’의 강호동 잡기에 성공했다. KBS의 한 관계자는 “최근 고위층이 유재석을 면담했다. 또 ‘해피투게더’의 메인PD도 유재석과 친분이 있는 김광수PD로 교체했다”라고 귀띔했다. ‘무릎팍도사’역시 8월 말로 계약이 끝나는 강호동과 향후 계속 방송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또 일부 스타 작가들의 경우 전속 계약을 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MBC ‘놀러와’의 ‘세시봉’ 특집으로 빅히트를 친 뒤 전속계약을 맺은 김명정 작가다.

그러나 젊은PD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종편이적 열풍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SBS마저 인력유출이 시작됐다는 점은 대다수 젊은 인력들이 지상파 프리미엄을 버리면서까지 ‘종편’이라는 새로운 장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으로 여겨지고 있다.

SBS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SBS의 적지 않은PD들이 사의를 표명할 때마다 회사에서는 원하는 프로그램에 배치시키는 등 최대한 배려를 해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편으로 이적하는 PD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향후 인력유출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조치를 마련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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