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글로벌 비즈니스 도전
하림, 글로벌 비즈니스 도전
  • 소인섭
  • 승인 2011.07.2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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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점유율 21%로 최대 닭고기 전문회사로 성장한 하림그룹이 닭고기 산업 심장부인 미국에 깃발을 꽂았다. 미국 알렌패밀리푸즈 인수는 우리나라 농축산기업이 실질적인 글로벌 경영에 나서는 첫 사례로 꼽힌다. 또 FTA등 시장 개방 물결 속에서 방어에만 급급하던 농어업 분야가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도 평가받을 만하다. 김홍국 그룹회장은 이날 발표문을 통해 “세계 식량기지라 할 수 있는 미국시장 진출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농식품 비즈니스에 합류한다는 점과 유사시 해외식량 자원 확보, 우리나라 닭고기 산업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면서 “독보적인 사양기술을 보유한 알렌사와 미세관리 노하우를 갖고 있는 하림을 접목시켜 명성을 되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로벌 경영 서막

알렌사 인수로 하림그룹이 미국 식품산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글로벌 농식품비즈니스의 본류에 합류했음을 의미한다. 미국은 특히 농업분야에서 세계 최대이며 최강이기 때문이다. 수준높은 글로벌 비즈니스의 심장부에서 얻게 되는 비즈니스 경험은 현지 경영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경쟁력이자 자산이다. 세계 시장을 보는 시야가 한층 넓어지고 미국 농식품 시장에서 교류되는 국제적인 정보와 네트워크등이 경영의 깊이를 한층 심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림의 글로벌 경영 경험은 국내 기업들에게도 전수될 수 있어 취약한 우리나라 농식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국내 닭고기 산업 경쟁력 향상

값싸고 풍부한 사료원료(옥수수, 대두박)와 지속적인 R&D, 규모화, 전문화된 사육농장 등 생산기반이 잘 갖춰진 미국의 닭고기 산업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사육부문의 생산성은 국내 업계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러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사육비는 우리나라의 50%, 닭고기 생산원가는 우리나라의 60% 수준이다. 또 닭고기 부문 국내 최고기업인 하림이 미국에 사업장을 갖게 됨으로써 기술 및 인력 교류를 통해 현지의 사육부문 경쟁력을 국내에 접목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알렌사의 우수한 사양관리 기술과 사료원료 조달경험, 글로벌 영업 등은 하림의 국내 생산기반 및 품질관리 능력에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식량자원기지 확보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사료곡물 포함)은 26.7%(2010년 기준)다. 특히 단백질식품(육류)을 생산하는 사료곡물은 거의 100% 외국에 의존한다. 지난해 국내 육류 자급률은 평균 72%(올해는 구제역으로 인해 자급률의 큰 폭 하락이 예상됨)였으나 육류를 생산하는 사료원료가 전량 수입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단백질 식량의 실질적인 해외 의존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탄수화물(곡물)식량 뿐 아니라 단백질(육류)식량의 안정적 확보 역시 중요한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어 우리 농식품기업이 식량생산 기지에 진출해 생산과 가공, 유통과 무역에 참여하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벌임으로써 궁극적으로 보다 안정적인 식량공급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림그룹의 글로벌화 전략

향후 아시아 지역의 남북미에 대한 식량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미국을 근거지로 하는 농식품 비즈니스는 글로벌 경영의 측면에서 전망이 밝다고 할 수 있다. 하림은 그룹의 사업영역을 더 확대하고 글로벌화시켜 향후 글로벌 매출과 국내 매출의 비중을 6:4 정도로 유지할 계획이다.

특히 경제가 성장하고 소득이 높아질수록 단백질 식품의 수요가 커지기 때문에 성장국가들이 집중된 아시아 지역의 단백질 식품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하림은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통해 향후 아시아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렌사는 어떤 회사

1919년 미국 델라웨어 시포드 인근 작은 마을에서 부화장 사업으로 시작, 닭고기 인테그레이션(계열화) 업체로 성장한 회사다. 3대째 가족 경영을 이어온 미국 닭고기 산업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다. 시장변화에 대한 적응이 늦고 미국경제의 침체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했으나 사육부문의 생산성은 높다. 특히 현재 알렌사 종계농장과 부화장의 생산성은 수정률 97%, 부화율 85% 수준이다.

1971년부터 도계가공 공장을 운영해왔으며 전성기에는 500여 개 사육농장과 2천500만 수의 사육규모를 유지하며 3개의 가공공장에서 연간 25만t의 닭고기를 생산, 이 가운데 4만5천여t을 수출하기도 했다.

현재 알렌사는 델라웨어주 시포드시에 위치한 본사와 2개의 부화장, 2개의 사료공장, 2개의 가공공장, 1개의 렌더링 공장, 28곳의 직영농장과 230여 개 계약사육농장을 갖고 있으며 임직원수는 2천200여 명이다.

소인섭기자 i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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