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달.손각시 귀신
몽달.손각시 귀신
  • 이상윤
  • 승인 2011.07.2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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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귀신 가운데 가정 무서운 귀신. 앙칼진 귀신은 몽달귀신이요, 손각시 귀신이라고 한다. 몽달귀신은 장가도 못 가고 죽은 총각 귀신을 말하고 손각시 귀신은 시집 못 가고 죽은 처녀귀신을 말한다. 이처럼 짝을 못 찾고 독신으로 사는 처녀. 총각을 멸시하는 풍조가 강했다.

■ 독신으로 살다 죽어 매장할 때는 귀신이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가시 덤불로 관을 싸 묻거나 관을 거꾸로 세워 매장하기도 했다고 한다. 우리 전통 사회에선 이처럼 독신으로 사는 사람에 대한 거부 문화가 강했다. 법도 있는 집안에서는 족보에서 아예 빼버리거나 올리지 않는 등 혈연에서 소외하고 있다.

■ 품삯도 일반인의 반값도 받지 못하는 반 인간 취급을 받고 있었다. 중국에서는 독신자가 죽으면 화(禍)가 미친다고 해서 죽은 독신자끼리 영혼 결혼식을 올려주는 습속이 있었다. 고대 유태의 법전에도 20세를 넘긴 미혼자는 신상(神像) 훼손 죄나 유혈 죄와 맞먹는 형벌을 내렸다고 한다.

■최근 반 독신 문화 전통을 가진 우리나라에 생애 미혼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다. 50세 이상의 미혼자만 해도 10년 전보다 3.6배나 증가한 24만여 명으로 조사됐다. 특히 40대 미혼율은 우려할만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40세∼44세 경우 10명 중 한 명꼴로 미혼자이고 45세∼49세 는 20명 중 한 명 꼴이다. 일본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라고 하는데 우리도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의 증가 속도가 현재보다 더욱 빨라 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남성은 학력이 낮을수록 미혼자가 많고 여성은 고학력 일수록 많다는 분석이다. 물론 결혼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독신자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승냥이도 털을 맞비벼대지 않고는 못살고 거지도 누더기 틈으로 배어드는 훈김 없이 못산다고 했다. 몽달. 손각시 귀신이 돼서야 쓰겠나?

이상윤기자 s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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