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폭우 전주 은석마을 침수
기습폭우 전주 은석마을 침수
  • 김상기
  • 승인 2011.07.10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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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물 폭탄 현장 르포

“교회에 다녀왔더니 집이 물에 잠겨 있는 거예요. 어찌나 황당하던지.”

10일 오후 쏟아진 장대비로 전주시 색장동 은석마을 일부가 어른 가슴까지 차오른 물로 가옥 10여채가 물에 잠겼다.

이곳은 2년 전에도 물난리를 겪었던 곳이다. 물난리가 없던 이곳이 연거푸 피해를 본 것은 4년 전 전라선 복선화 작업을 위해 임시 철도가 마을 앞에 놓이면서 부터다. 임시 철도 밑으로 물이 빠질 수 있도록 2개의 배수로를 놓았는데 폭이 너무 작았던 것. 평상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장마철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릴 경우 좁은 배수로가 넘치는 물을 감당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날도 오전까지는 괜찮았지만, 오후 들어 집중호우가 쏟아지자 2시부터 물이 넘치기 시작해 인근 가옥과 마을을 덮친 것.

한창 수확기에 접어든 봉숭아 과수원, 농작물 등 수천여평이 순식간에 물바다가 됐다.

집은 반쯤 물에 잠겼고, 여기저기 집기와 가재도구들이 떠다녔으며, 물에 잠기는 마을은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농경지인지 분간할수 조차 없었다.

주민 이인걸(54)씨는 “밖에 나갔다왔더니 집에 물이 들어 차고 있었다”며 “집에는 접근조차 할 수 없어서 집기 하나도 제대로 꺼내지 못했다 ”고 말했다.

송순득(57)씨는 “2년 전에도 이런 일을 겪어 시공업체에 배수로를 넓혀달라고 수차례 건의 했지만, 장마 시작 전에 작업을 끝마치겠다며 아무 문제없을 거라고 안심만 시켰다”며 “이런 난리를 두 번이나 겪어야하는 현실이 너무 분통하다”고 소리쳤다.

시공업체 관계자는 “비가 이렇게 한꺼번에 쏟아질 줄은 몰랐다”며 “은석골 말고도 여러 곳이 침수피해를 입어 지금 상황파악을 하고 있으니, 조만간에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기 기자 hjnam8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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