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화학물질 사전관리 시스템 강화해야
유해화학물질 사전관리 시스템 강화해야
  • 승인 2011.06.3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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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1970년대 후반 주한미군이 경북 칠곡 왜관에 위치한 미군기지내에 고엽제를 다량 매립하였다는 증언이 나오고 주변 주민들이 암 등 건강상 큰 위험에 처했다는 기사들이 속속 보도되고 있어 사회적 논란이 크다. 정부에서는 한미공동조사단을 꾸려 사실관계 규명 및 환경영향조사를 실시하는 등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엽제는 나뭇잎의 성장을 억제하여 고사시키는 낙엽제(落葉劑)에 해당하는 화학물질을 속칭하지만, 흔히 미국군이 베트남전쟁 당시 밀림에 다량 살포한 2·4·5-T계와 2·4-D계를 혼합한 제초제를 가리킨다. 미군은 베트남 전쟁기간 중 베트콩이 은둔하거나 무기 비밀수송로로 이용하는 정글을 제거하고 시계를 확보하기 위해서 약 2,400㎢의 광범위한 지역에 13만6,000여 톤의 고엽제(AGENT-ORANGE)를 살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고엽제라는 화학물질 속에는 인류 역사상 가장 독성이 강한 물질인 다이옥신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청산가리의 1만 배에 이르는 독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다이옥신은 거의 분해가 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장기간 동안 자연환경이나 생명체에 남아있게 된다.

고엽제에 노출되게 되면 백혈병이나 암 발생, 신경계 마비 등 다양한 형태의 후유증이 발생하게 된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군인이나 그 자식들에게서도 각종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고엽제 사용 당시에는 그 위험성이 알려지지 않아 군인들이 맨손으로 만지거나 몸에 바르기도 하는 등 취급을 잘못하여 피해를 더 키웠다. 고엽제와 마찬가지로 한때 기적의 살충제로 불렸던 DDT나 최고의 절연물질로 알려졌던 PCBs 등의 화학물질도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건강상, 환경상 문제를 일으킨 후에서야 그 위험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사용이 중지되었다.

그러나 이미 사람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히고 생태계를 교란한 후였다.

이처럼 화학물질은 생명체나 환경적 영향에 대한 고려없이 무분별하게 사용될 경우 대규모 환경오염을 피할 수 없다. 현재 상업적으로 유통되는 화학물질 수는 10만여종에 이르고, 매년 2,000여종의 새로운 화학물질이 개발되어 시장에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고엽제와 같은 화학물질로 인한 환경피해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화학물질에 대한 사전 관리가 필요하다. 화학물질이 개발될 때부터 그 물리적?화학적 특성을 파악하고 건강상, 환경상 유해정도를 사전 또는 조기에 조사하여 유해성이 발견되면 즉시 사용을 금지 시키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여야 한다.

사람들의 편리 및 경제적 이익을 위해 계속 만들어지고 사용되어 우리 주변에 널리 퍼져있는 화학물질. 고엽제와 같은 환경오염 문제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화학물질의 환경위해성 정도를 사전에 파악하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화학물질을 개발할 때도 생명중심·환경중심의 패러다임이 자리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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