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유치실패의 자성론과 책임론
LH유치실패의 자성론과 책임론
  • 송재복
  • 승인 2011.06.0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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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 전북유치가 실패로 돌아갔다. 이에 대해 매주 수요일 김완주지사, 송하진 시장 등과 지역정치인들이 청와대 앞에서 정부결정의 취소와 부당성에 항의하는 농성을 하고 있다. 항의농성의 출구문제가 벌써 거론되기도 했지만 이러한 지역단체장들과 정치인들의 행동을 보면 측은하기도 하다. 오죽했으면 주민을 위해 일해야 할 단체장들이 저렇게까지 할까 하는 심정이다. 그것은 다른 한편으로 사기당한 사람들의 심정을 공감케 하는 행동이란 느낌이 든다. 당연히 전북으로 와야 할 기관을 다른 지역에 몽땅 넘겨주었으니 당한자의 입장에서는 무엇인들 못하겠는가. 우리의 과거 역사 속에서 힘없어 당하기만 해서 형성된 ‘한’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나게 하는 일이다.

반성하고 책임 물어야

그러나 이러한 행동 뒤에 우리는 현재 LH 유치에 최선을 다했는가, 그리고 이러한 지경에 이른 책임은 어떻게 되는가의 문제를 짚어 보지 않을 수 없다. 소위 유치실패의 자성론이라는 차원에서 적절한 유치전략이었는가, 유치를 위한 행정의 집중력이 있었는가, 그리고 정·관·민간의 공조체계는 잘 유지되었는가 등에 대한 반성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책임의 문제에서 유치실패의 책임은 누가에게 있는가, 또 유치실패에 따른 상벌문제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의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자성론에서 유치전략의 잘못여부는 전북도의 분산배치 전략이 적절했는가, 일괄배치 전략이 타당했는가의 문제이다. 결과론적으로보면 일괄배치가 더 낫다는 판단이다. 일괄배치 전략을 주장했다면 잃는 쪽에 대한 정부의 대안이 처음부터 협상과정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이유에서 이다. 현재와 같은 분산배치안은 제대로 얻어내지 못하고 정부의 말바꾸기로 당하는 결과가 되었다는 것이다. 행정력 집중정도는 전북도가 과연 LH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는가의 면에서 역시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다. 새만금문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유치 등 이것저것 좌충우돌한 상황에서 LH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치를 위한 공조체제가 잘 이루어졌는가에 대해서도 정치권의 관심을 유도하거나 정치권과의 협력분위기를 잘 만들지 못한 것으로 비판되고 있다. 정치권은 최근 전북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긴박한 상황에서 적극 나서는 모양을 취하지만 일찍부터 LH유치를 위해 뭉쳐서 협력하는 경남과는 차이가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자성론의 입장에서 LH유치실패는 유치전략도, 행정의 집중력도, 그리고 정치권과의 공조체계도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러한 자성론과 더불어 책임문제는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먼저 누가 LH유치실패에 대한 책임이 있는가의 문제이다. 전북도인가 정부인가, 아니면 지역정치인인가. 일차적으로는 전북도민을 기만한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본다. 분산배치안을 제출하도록 해놓고 바꾼 것은 정부이니 정부에게 책임이 있다. 그러나 정부의 말을 따르고 정부에게 속은 전라북도도 일말의 책임은 있다. 전북은 정부의 말을 잘 들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상황파악을 잘못한 책임이 있는 것이다. 지역정치인들 역시 너무 무관심하게 이 문제를 인식하고 안일하게 대처한 책임이 있다. 이러한 책임에 따라 상벌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북도민이 판단해야 할 것이다. 행정적인 책임소재에 대해서는 도의회나 지역주민이 할 것이고 지역정치인, 정부에 대해서는 내년도 총선이나 대선에서 책임을 물을 것이다.

정부의 조속한 조치필요

LH유치실패에 대한 반성과 책임을 생각해보았지만 이것은 전북도민의 입장에서 우리 스스로를 돌이켜보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만들어지고 돌아가고 있다. LH는 전북으로 오지못하고 혁신도시는 빈껍데기로 만들어질 것이다. 이 속에서 전북도민의 삶은 또 못사는 한을 품고 가야 한다. 누가 이러한 전북도민의 한스러움을 달래주고 해결해줄 수 있겠는가. 결국 전북도민이며 지역정치권이다. 전북은 이제 힘있는 지역으로 거듭나야 한다. 전북도민은 각자의 능력보다 지역문제에서 뭉쳐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이제 전북도민이 가진 한을 풀어줄 수 있는 최선의 조치를 하루빨리 제시해야 할 것이다. 단지 보여주기식의 정치적인 쇼가 아니라 진정한 보상책을 조속하게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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